매일신문

미중, 무역전쟁 '치킨게임' 양상…'폭탄관세 공방' 가속

트럼프, 대중국 추가 관세만 104%…中 "끝까지 싸울 것"
미중 정상 간 자존심 대결 "양국 간 비공식 대화 채널 막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전 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34%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34% 대미 보복관세 방침을 밝혔고, 미국은 중국의 맞불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50% 관세 추가'라는 또 다른 위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각에선 양국 간 비공식 대화 채널마저 작동하지 않아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 "대중국 추가관세 50%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의 34% 상호 관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예고한 34% 대미 관세 부과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다시 중국에 대해 5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만약 오는 9일로 예정된 상호관세 발효일에 일련의 '엄포'가 모두 실현되면 미국의 대(對)중국 평균 관세율은 최대 120%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국을 상대로 매기겠다고 발표한 추가 관세만 104%에 달한다.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발표된 추가 관세 20%(10%+10%)에 지난 2일(현지시간) 예고된 상호 관세 34%, 그리고 이번에 새로 언급된 50%를 더한 수치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이전에 예상된 최대 78.1%에 50% 추가 관세까지 발효되면 산술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최종 과세율은 128.1%까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50% 추가 관세'라는 트럼프 경고가 나오기 전부터 경제전문가들을 인용해 '70%대 관세율'을 지적한 바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무역 전문가 채드 바운은 WSJ에 "중국에 대한 상호 관세 34% 부과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약 76%까지 올라갔다"면서 "이는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처음 발발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중국 "상호관세 맞서 끝까지 싸울 것"

중국은 미국의 추가관세 위협에 맞서 강대강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8일 홈페이지 담화문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50% 관세 추가 인상 위협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압박과 협박은 중국을 상대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조간 사설을 통해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면서 자국의 보복 조치를 옹호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의 반격 조치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합리·합법적이고, 강력하고 절도가 있다"면서 "미국 측 상호관세는 결국 강권정치이며, 미국 패권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기류 속에서 앞으로 양국이 계속 강도 높은 관세폭탄 보복 조치를 주고받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단기간에 협상을 시작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셰펑 주미 중국대사가 중국 내 최대 생산공장을 가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한 치 양보도 없이 강대강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재집권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연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자존심을 건 대립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두 지도자 모두 협상을 위해 낮은 자세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 세계가 양국 간 극적 협상 타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