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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 대구 상호금융권 부실대출 '눈덩이'

대구 농협, 3개월 이상 연체 고정이하여신 9천567억원
신협 고정이하여신 6천780억원으로 2천억원 이상 급증
금융당국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채무상환 능력 약화"

농협중앙회. 매일신문DB
농협중앙회. 매일신문DB

지역경기가 나빠지면서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권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실대출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불어났고, 수익은 쪼그라들었다. 금융당국과 상호금융 중앙회는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8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지역농협의 당기순이익은 555억8천500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43억3천900만원 줄어든 수준이다. 채권 부실화 등으로 손실이 날 경우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이들 조합이 내준 대출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은 약 9천567억원으로 1년 만에 3천100억원 급증했다. 전체 여신 가운데 고정이하여신 비중은 6%로 2%포인트(p) 올라섰다.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부실대출이 늘어난 데다 지역경기가 부진을 겪으면서 영업환경이 나빠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지역의 한 조합은 지역업체에 내준 대출에서 46억9천800만원 상당의 부실대출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 조합은 "경기 하락에 따른 거래업체 매출 부진 등 사업 악화로 채무불이행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협에서는 2년 연속 적자 상황이 이어졌다. 대구지역 신협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32억6천6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106억200만원)보다는 적자 폭이 줄어든 상태다. 작년 말 기준 이들 조합의 고정이하여신은 6천780억원으로 1년 새 2천131억원 확대됐고,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8%로 3%p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은 경기회복 지연으로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하면서 상호금융권 연체율이 높아지고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봤다. 다만 연체 정리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들어 연체 상승세가 다소 완화됐고, 손실흡수 능력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 중앙회는 자회사 등을 통해 부실채권 매각에 힘을 쏟고 있다. 대구농협 관계자는 "중앙회 차원에서 순익과 연체 상황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연체관리 태스크포스(TF)와 손익관리 위원회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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