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토허제 반짝 해제 영향 2분기에 반영"

한국은행, 9일 '금융시장 동향' 공개
예금은행 가계대출 1천145조원으로 1조4천억원 ↑
은행 기업대출은 1천324조원으로 2조1천억원 감소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9천6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사진은 2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9천6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사진은 2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지난 2월 서울시가 한 달여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 주택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2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다시 가계대출 확대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45조원으로 지난 2월 말보다 1조4천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전월(3조2천억원)보다 1조8천억원 축소됐다.

같은 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천672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2월 4조2천억원에서 지난달 4천억원으로 급감한 수준이다.

은행(1조4천억원)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2금융권(-1조원)에선 줄어들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1달 만에 3조4천억원 불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3조원 감소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천324조3천억원으로 2조1천억원 뒷걸음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7천억원, 1조4천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이 전월보다 줄어든 건은 2005년 3월(-1조2천억원)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주택거래가 둔화했고 신학기 이사수요가 해소된 영향 등으로 주담대 증가 폭이 축소됐다"면서 "기업대출 감소는 대내외 불확실성 탓에 기업의 자금 수요가 줄어든 데다 공급 측면에서도 은행들이 신용위험 관리 측면에서 중소기업 영업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여건 완화, 주택가격 상승 기대 재부각,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둔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비롯한 정부대책 효과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어 향후 가계대출 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2∼3월 주택거래가 늘어난 영향은 2분기에 집중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2분기에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대출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권이 보다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월별·분기별 경영 목표에 맞춰 가계대출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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