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마저 급등하면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9일 오후 1시 1분부터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적용했다. 지난 5일 10%의 기본 상호관세 발효에 이은 국가별 상호관세가 시작된 것이다. 관세 여파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87.5원까지 치솟았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023년 10월 31일 이후 처음 2,300선 아래까지 하락해 2,293.70으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기조로 인해 기존의 '환율 상승=수출 유리' 공식이 무력화되는 양상이다. 달러로 결제받는 수출 기업은 환율 상승 시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미국 정부가 환율로 인한 수익 증대를 문제 삼아 관세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 고정비가 큰 운송업 등 전방위로 환율 리스크가 퍼지는 중이다.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연료탄 등 주요 자재를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업계는 수익 증가 효과보다 원자재 비용 상승과 미국 내 관세 부담으로 인해 수주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25%의 관세 장벽까지 더해지면서, 전 산업계가 위기에 처했다.
대구 수출 중소기업들도 고환율과 관세로 인해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역의 한 차부품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관세는 모두 외부적 요인으로 중소기업인 우리가 당장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다"며 "미중 무역 전쟁이 이어지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손수석 경일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지금은 정부가 수출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해야 한다"며 "환율 1천400원이 뉴노멀이 된다면 장기적으로 정부와 기업이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관세 피해를 낮출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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