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는 경북대병원 본원 이전 계획이 시작부터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군 부대 이전 계획을 통해 수성구 만촌동 제2작전사령부에 의료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이전할 계획을 구상하던 경북대병원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고 보건복지부가 대구 전역을 병상 공급 제한지역으로 설정하면서 이전 계획이 삽도 들어보기 전에 난관에 부딪혔다.
홍 시장이 퇴임하기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 대구시는 도심 군부대 이전과 후적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때 제2작전사령부가 위치한 수성구 만촌동 후적지(1.27㎢·38만평)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 중심 '종합의료클러스터'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는 경북대병원과 경북대 의대·치대·간호대 등을 함께 이전해 의료 분야 기업과 연구소 등을 연계할 수 있는 산·학·연·병원 종합 의료클러스터로 만들고 한편 글로벌 의료·연구기관도 함께 유치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이에 발맞춰 지난달 24일 경북대병원은 병원 이전에 관한 연구 용역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연구 용역 결과 현재 위치는 새로운 진료환경 조성에 큰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새 병원 건립이 필요하다고 결론났으며, 대구시가 추진하는 제2작전사령부 후적지가 적합하다고 결론맺었다.
하지만 홍 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하면서 경북대병원 이전 계획이 제대로 실현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기 대구시장이 군 부대 이전과 후적지 개발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알 수 없고, 차기 정부 또한 대구 시내 군 부대 이전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의료계 인사는 "홍 시장이 의료클러스터 조성 계획으로 경북대병원과 대구 지역 의료계에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지만 결국 대권 도전 욕심의 제물로 전락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복지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지역별 병상수급관리계획 또한 경북대병원 이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병상수급관리계획에 따르면 지역 내 인구수, 이동시간, 의료 이용률, 시‧도 의료 공급계획을 고려해 병상관리의 기본단위로서 진료권을 전국 70곳으로 분류해 병상 수요와 공급을 분석했다. 대구는 전역이 병상 공급 과잉으로 나타나 병상 공급 제한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는 복지부가 추진하는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이 종료되는 2027년까지 병상 수를 더 늘릴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경북대병원의 병상 수는 940병상이다. 이전 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병상 수는 1천350병상으로 현재보다 410병상이 더 필요하다. 현재 병상 수를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복지부의 병상수급 시책이 변경될 때 정부와 협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다.
경북대병원은 이전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는 아직 이르지만 차기 시장과 정부에 이전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대구시의 군 부대 이전과 경북대병원 이전에 대한 관련 연구 용역 등이 현재 진행 중이고 군 부대 이전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동안 경북대병원의 이전이 대구시민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대구시와 차기 시장에게 계속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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