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휴대폰 쥐고 교사 얼굴 폭행한 고3…교육감 "참담하다"

"휴대전화 쓰지 마라" 했다 얼굴 가격 당한 고등학교 교사
서울시교육청 "학생과 교사 분리 조치, 우선 처리할 사건"
교총, 전교조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해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학생이 교사를 폭행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3학년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리던 교사의 얼굴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이 진상 조사에 11일 착수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등도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교육청은 "해당 학교 관할인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의 교육활동보호긴급팀이 학교를 방문해 사안 조사를 포함한 컨설팅 장학을 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오전 10시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고3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교사의 얼굴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로 게임하는 것을 교사가 지적하자 실랑이를 벌이다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모습은 같은 반 학생들에 의해 촬영됐는데, 학교 측은 폭행 장면을 촬영한 학생들에게 영상을 삭제하도록 안내했다.

학생은 당일 분리 조처됐고 교사는 병원 진료를 위해 조퇴해 이날부터 특별 휴가를 사용 중이다. 이 학생은 특수교육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등교하더라도 학교에서 교사들과 분리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지역교권보호위원회(이하 교보위)를 개최하고 절차에 따라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중대해 교육지원청에서 관할청 내 올라와 있는 다른 교보위 안건보다 우선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픈 마음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선생님의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생님의 빠른 회복을 최우선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해당 장면을 직·간접적으로 목격한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적극 지원하겠다. 교육공동체가 빠르게 안정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선생님들이 긍지를 갖고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가 확고하게 보장된 학교를 실현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더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교총도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이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거부하고 교육활동을 방해하며 폭력까지 가한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큰 충격과 심신의 상처를 입었을 피해 교사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조속한 치유와 회복을 바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와 사용에 대한 보다 철저한 기준을 마련하고 법령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 역시 "반복되는 교권 침해 사건에 대해 정부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