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은정, 315일 전 尹에게 받은 난 키워 '파면 축하 난'으로 선물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파면 결과를 '축하(?)'하는 난(蘭) 사진을 공개했다.

315일 전 자신이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지켰다는 인증샷과 함께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박은정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파면 선고를 받고 1주 만인 11일 오후 5시쯤 관저를 비우고 사저로 이동한즈음인 오후 5시 23분쯤 페이스북에 '파면을 축하합니다' '국회의원 박은정'이라는 문구를 담은 난 사진을 공개했다. 조국혁신당 당색인 파란색 리본도 곁들인 난이다.

박은정 의원은 '난'이라는 글자의 여러 의미를 활용한 언어유희를 담은 글을 적었다.

그는 "윤석열의 난(亂)으로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했다"며 "난은 죄가 없다. 오늘을 기다리며 잘 키웠다. 파면 축하난으로 돌려드린다"고 했다.

▶'오늘을 기다리며 잘 키웠다'는 표현의 연유는 315일 전으로 달력을 넘기면 확인된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2024년 5월 31일 오전 9시 57분쯤 작성 페이스북 글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2024년 5월 31일 오전 9시 57분쯤 작성 페이스북 글

그는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되고 국회 개원 이튿날이었던 그해 5월 31일 오전 9시 57분쯤 페이스북에 대통령실로부터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 명의 난 사진을 올렸다.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합니다' '대통령 윤석열'이라는 문구에 붉은색 리본을 곁들인 난이었다.

당시 박은정 의원은 "난은 죄가 없다"면서 "잘 키워서 윤석열대통령이 물러날 때 축하난으로 대통령실에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즉, 이때 받은 난을 계속 키워, 문구와 리본을 바꿔 되돌려준 것.

박은정 의원은 또 "향후 제출할 법안들과 직무관련의 밀접성, 이해충돌 등이 있으니 이런 선물은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향후 의원 활동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갈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22대 총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퇴진을 아예 기치로 내걸어 국회 12석을 얻는 파란을 일으켰다.

▶박은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월 23일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로 있던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감찰담당관으로 임명돼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뒤 일명 '찍어내기' 감찰 주도 의혹으로 해임 징계를 받았고, 이에 정계에 입문해 22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박은정 의원은 이 스토릴 끌어와 지난 4일 낮 12시 5분쯤, 즉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 파면 선고(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 '파면' 주문 언급)가 나오고 43분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4년 전 윤석열 검찰총장의 중대비위는 해임사유였다. 오늘 내란을 저지른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하면서 못다 한 징계를 마친다"고 검사 시기 감찰과 헌재 선고를 연결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게 4년을 기다린 페이스북 글이었다면, 이번 '파면 축하 난' 사진 업로드는 1년이 안 되는 315일을 기다린 페이스북 콘텐츠인 셈이다.

군자보구 십년불만(君子報仇 十年不晩, 군자가 원수를 갚는 데에는 십 년도 늦지 않다)이라는 고사성어를 4년 버전, 약 1년 버전으로 변주해 쓸 만한 사례이기도 하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2025년 4월 4일 낮 12시 5분쯤 작성 페이스북 글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2025년 4월 4일 낮 12시 5분쯤 작성 페이스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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