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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교은] '스마트 산행'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대구 달성소방서 예방기획팀 소방경

김교은 대구 달성소방서 예방기획팀 소방경
김교은 대구 달성소방서 예방기획팀 소방경

기온이 오르고, 산이 생기를 되찾는 계절이 돌아왔다. 전국의 산자락은 따스한 햇살과 신록의 향기로 가득 찬 채 등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산을 걷고, 오르며 자연과 호흡하는 그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피로를 털어 내는 치유의 시간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 된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 없이는 이 설렘 가득한 봄 산행이 자칫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봄은 연중 산악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최근 5년간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봄철(3~5월) 산악 사고는 전체의 35%를 차지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실족과 추락 사고로 나타났다. 특히 주말에 사고와 인명 피해가 집중되며, 전체 사고의 49%, 인명 피해의 54.1%가 주말에 발생하고 있다.

봄 산행은 겉보기에는 안전해 보일 수 있지만, 일교차로 인해 지면이 약화되고 따뜻한 날씨로 인해 경계심이 느슨해지면서 낙엽 미끄러짐, 낙상, 탈진 등의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구조 현장에서는 조난자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하며, 휴대전화 배터리 방전으로 인해 구조 요청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산악 구조는 단순한 출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구조대원들은 무거운 장비를 휴대한 채 험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때로는 장시간 수색을 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헬기나 드론 같은 특수장비가 동원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구조대원들은 많은 체력을 소모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위험 부담을 함께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고 봄철 산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달성소방서는 비슬산 일대 등산로에 설치된 119위치표지판(12개소)과 119구급함(25개소)을 집중 점검했다. 이를 통해 표지판의 가독성과 위치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노후화된 시설은 즉시 교체하고 있으며, 신규 설치가 필요한 구역은 자체 검토를 거쳐 설치할 계획이다.

봄철 산행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에 안전한 봄철 산행을 위해 다음과 같은 기본 수칙을 반드시 지켜 주시길 당부드린다.

첫째, 기상 정보와 일몰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일몰 한 시간 전에 하산을 완료해야 한다. 어둠이 깔리면 마음이 조급해져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고 조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두 명 이상 동행하며 출발 전에 산행 경로와 일정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공유하고 식수와 간식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셋째, 등산화와 스틱 같은 안전 장비를 반드시 착용하며 휴대전화는 완충 상태로 준비하고 예비 배터리도 챙겨야 한다. 넷째, 지정된 등산로 외에는 출입하지 말고 낙엽이 쌓인 구간에서는 미끄럼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출발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이제는 '스마트 산행'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우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의 GPS 기능을 활성화하고 등산 체크리스트 앱을 통해 준비물을 점검한다. 그리고 실시간 위치 공유 시스템을 통해 조난 상황에 대비하며, 위험 구간 알림 서비스를 통해 안전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램블러' '트랭글' 'Komoot' '산고메이트' '산길샘' 같은 GPS 기반 앱들은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사고 발생 시 구조대에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여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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