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지역을 거점으로 한 경제성장 육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사업 여건을 지역에 만들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지역 인재 육성·유치, 인공지능(AI) 산업 기반 조성, 파격적인 규제 완화, 인센티브 지원 등 4가지 실현 방안을 13일 밝혔다.
◆ 새로운 접근 방식 필요
최 회장은 최근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의 사회로 손보미 스타씨드 대표, 이제형 스트라티오코리아 대표와 함께 한 좌담회에서 "저출생, 지역 소멸, 교육 등 다양한 문제들이 서로 연결돼 있어 이 문제들을 동시에 풀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AI가 모든 산업을 빠르게 바꾸고 있고 기술 혁명도 계속되고 있어 새로운 혁신을 통해 새로운 모델로 변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 방안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시했다. 메가샌드박스는 규제혁신에 중점을 둔 기존 샌드박스에서 나아가 대구·경북, 강원권, 충청권 등 광역 단위 지역에 특화된 미래 전략 산업을 선정해 규제를 유예하고, 관련 교육·인력·연구개발(R&D) 등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 회장은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모든 산업 여건을 한꺼번에 만들 수는 없지만 특정 산업에 맞는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일자리, 교육, 주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보자는 것"이라며 "기존 특구는 대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제조 기반 특구에 불과했고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거나 수도권에서 이전할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 교육부터 취업까지 연계되도록 지역 내에서 커리어를 계획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주거, 교육, 문화 등이 그 지역에 맞춘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등 디지털 산업을 위한 인프라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에 AI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곳이 한 곳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어떤 산업에 대해서도 AI 전환을 끌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이런 걸 해도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뭐든지 하세요'라고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과 열린 규제가 필요하다"며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 대구도 주목받아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 참석해 메가샌드박스 정책 제안서를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직접 전달한 바 있다. 제안서에는 AI사업 육성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에 대한 의견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대구시 AI시범도시 만들기'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시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AI도시를 구상해봤다. 시민들이 각종 AI서비스를 일상에서 이용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 발전을 선도할 수 있다"며 "AI 기반 생태계를 확장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에 거점을 둔 기업들도 메가샌드박스 프로젝트 추진에 의견을 내 눈길을 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적외선 이미지 센서 반도체 제조기업 스트라티오를 창업하고 작년 대구와 판교에 법인을 세운 이제형 대표는 "서울의 인재들은 포부가 굉장히 큰 반면, 지역의 인재들은 실력이 충분히 뛰어난데도 욕심을 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청년들의 꿈과 현실이 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영상 AI 분석 업체 스피어AX를 창업한 박윤하 대표는 대구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귀향해 창업을 했다. 수성알파시티에 본사를 둔 스피어AX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30대 초반이다.
박 대표는 "희망하는 직원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타 지역 출신의 경우 주거비도 지원해 준다"고 했다. 실제 회사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한 직원도 "대학원 학비까지 지원해 주는 회사는 잘 보지 못했다"며 "직원들 입장에서는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들 구조적 문제의 근인이 서로 얽혀 있다 보니 개별적인 접근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인식 하에 지난 2년간 통합적 해법을 모색해 왔다"며 "새로운 국가 리더십 출범을 앞두고, 기업들이 연구한 메가 샌드박스 아이디어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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