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으로 전환하며 '배수의 진'을 쳤던 대구FC가 '천적' 울산HD FC의 벽을 넘지 못한 채 6연패의 늪에 빠졌다.
대구는 13일 오후 4시 30분 대구iM뱅크PARK에서 울산HD 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8라운드 경기에서 0대 1로 졌다.
대구는 이날 올 시즌 고수했던 포백을 과감히 포기하고 스리백을 처음으로 들고 나왔다. 포백에서 나타난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책. 이날 대구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드가, 라마스, 정치인을 최전방에, 김정현·요시노·정우재·황재원을 중원에 각각 배치했다. 수비는 카이오, 김진혁, 박진영이 맡았다. 골키퍼로는 올 시즌 처음으로 한태희가 나왔다. 붙박이 공격수 세징야와 주전 골키퍼 오승훈은 지난 광주전에서 부상을 당한 여파로 이날 결장했다.
대구 선수들은 팀이 벼랑 끝에 선 만큼 이날 비장함이 묻어났다. 이전 경기들에서는 허둥지둥대며 무기력한 모습이 적잖게 보였지만, 이날은 이를 깨물고 뛰는 적극적인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한 방을 해주는 해결사 세징야의 빈자리가 컸다. 결국 골결정력에서 울산과 차이를 드러내며 지긋지긋한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반에 대구는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안정감을 보였다. 스리백으로의 전환으로 미드필더가 꽉 찬 느낌을 주면서 상대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고, 수비벽이 강화돼 상대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주지 않았다. 첫 선을 보인 골키퍼 한태희는 빠른 판단력과 준수한 킥력 등으로 안정적으로 골대를 지키면서 향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공격에서는 정치인의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을 펼치며 상대 간담을 서늘케 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전반 38분 탄식을 자아내는 아쉬운 상황이 나왔다. 박진영의 패스를 받은 라마스가 왼쪽 패널티 박스 밖에서 감각적으로 떄린 중거리슛이 울산 골대 상단을 맞고 튕겨 나온 것이다. 이어 전반 41분에는 정치인이 돌파하며 왼쪽에서 날린 크로스가 상대 골문을 향해 돌진하는 에드가의 발에 맞았지만, 골대를 벗어나는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후반 들어 울산의 볼점유율이 높아지며 대구가 수세에 몰렸다. 대구는 잇따라 교체 카드를 꺼내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후반 13분 김정현를 빼고 한종무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0분에는 에드가, 정치인 대신 김민준, 박대훈을 각각 들여보냈다. 하지만 교체가 이뤄지지마자, 울산의 한 방에 실점하는 불운이 뒤따랐다. 후반 21분 울산 강상우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한 오른발 슛이 수비수 김진혁의 몸을 맞고 굴절돼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내줬다.
대구는 이후 울산 골문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라마스가 시도한 왼발 슛이 울산 수비수 최석현의 머리를 맞고 골대를 넘기는 아쉬운 장면도 이어졌지만, 결국 상대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한편 박창현 대구FC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암시하는 말을 해 향후 거취에 대한 변화가 있음을 예고했다. 박 감독은 "꼭 이겼어야 했는 경기인데, 승리의 기운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며 "(사퇴에 대해서는) 차후에 말씀드리겠다. 구단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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