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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미 흑자, 미국 중국 견제 본격화로 대미 제조업 투자 늘어난 필연적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이 2015년쯤부터 대(對)중국 무역 제재를 본격화하자 한국이 미국 제조업과의 긴밀한 산업 연계를 바탕으로 대체 수입국 역할을 맡게 됐고, 대미 흑자라는 필연적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직접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중간재, 산업재 등 한국의 대미 수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미국 제조업 발전을 위한 한국의 노력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국 무역 수지 적자'가 막대하다며 25%의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내세웠다. 국내에선 양국 간 긴밀한 경제 협력 구조를 배제한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은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키로 했다.

1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대미 수출의 구조적 분석: 수지 불균형을 넘어선 산업 연계 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대중국 무역 제재를 본격화한 2015년쯤부터 주요 중국산 중간재에 대한 수요가 한국산으로 옮겨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2020∼2024년 사이 반도체, 철강, 2차전지, 석유제품 등 대표적인 중간재의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기간 대미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 43.2%, 철강 94.6%, 2차전지 216.8%, 석유제품 119.6%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2015년 5천40억달러 ▷2019년 4천725억달러 ▷2023년 4천626억달러로 갈수록 줄었다.

한국의 대미 그린필드 투자도 크게 늘어 2014년 400억달러에 못 미쳤던 누적 투자액은 2023년 기준 1천300억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는 1만1천101개사에서 1만5천876개사로 43% 늘었다.

앞으로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기업의 대미 직접 투자가 더 증가하면 현지 진출 기업들의 중간재 및 자본재 한국산 조달 물량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운영에 필요한 제품의 59%를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현지 진출 기업들의 중간재 현지 조달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0년 28.3%였던 현지 매입 비중이 2023년 32.1%로 급증했다.

산업연은 "한미 양국 경제·산업의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미국 측에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이를 통상 협상 논리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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