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등 잠룡들이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뒷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기득권 집착에 분노한다"며 당내 경선 불출마를 알리면서 경선 판세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국민 기대에 부응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출마를 철회했다.
국민의힘 유력 차기 대선 주자로 기대를 모은 이들의 불출마 선언에 각종 억측이 난무하는 중이다. 특히 오 시장은 다른 후보에 비해 수도권, 중도 표심에서 비교 우위를 가졌기에 불출마 선언이 전격 행보로 비칠 수밖에 없으면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후보들이 이번 대선 구도에서 여러모로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 시장의 경우 당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차출론이 확산하는 상황 속 최근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번복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으면서 자신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대선을 앞두고 보석으로 석방되면서, 명 씨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오 시장이 야권의 공세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이정현 전 대표도 "국가대표가 될 자격을 갖춘 사람을 찾아서 그분의 캐디 백을 기꺼이 메겠다"고 밝힌 만큼 자신이 대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도 13일 '당내 경선 불출마'를 알렸다. 이날 유 전 의원은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며 경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그간 유 전 의원이 '역선택 방지조항' 등에 불만을 드러내 온 만큼 경선 불출마는 당내 경선룰에 대한 반발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경선룰을 당원 50%와 일반국민 50%, 이른바 '50대 50'을 고수하면서 일반국민 100% 여론조사를 주장해 온 유 전 의원은 크게 반대했다. 결국 '50대 50' 경선룰 아래서는 자신의 당내 경선 통과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자체적으로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력 주자의 연이은 불출마 선언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도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 중도 보수층에 소구력 있는 주자들이 오 시장이나 유 전 의원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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