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암 중 하나, 바로 유방암이다. 유방암은 현재 갑상선암에 이어 국내 여성암 발생률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생활습관의 서구화와 영양 상태 개선, 초경 연령의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치며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유방암이 뚜렷한 자각 증상 없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유두나 피부의 함몰, 진물, 염증, 혹은 유방 피부가 귤껍질처럼 변하는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 즉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가 검진은 20세 이후 모든 여성에게 권장된다. 생리가 있는 여성은 생리 종료 후 일주일 이내, 폐경이나 임신 중인 여성은 매월 일정한 날짜를 정해 정기적으로 검진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거울 앞에서 유방의 대칭성과 윤곽 변화를 관찰하고, 손가락 2~4번째를 이용해 유방 전체를 동그란 원을 그리듯 촉진하면 된다. 이때 비누칠이 된 상태에서 샤워 중에 하면 감각이 더 예민해져 검진이 용이하다.
하지만 자가 검진만으로 모든 이상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35세 이상 여성은 2년마다 전문의의 임상 검진을 권유받고 있으며, 40세 이상은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 따라 2년마다 유방촬영술(맘모그래피)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맘모그래피는 미세한 석회화 병변까지 포착할 수 있어 조기 유방암을 찾아내는 데 매우 유용하다. 유방촬영술에서 종괴가 의심될 경우, 해당 종괴의 정확한 위치와 형태를 파악하는 데 유방 초음파가 매우 유용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젊은 여성일수록 치밀 유방인 경우가 많다. 치밀 유방은 유방촬영술에서 종괴를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방암 검진 시 유방 초음파가 중요한 필수 검사로 활용된다.
영상 검사 후 필요 시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게 되는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중심 바늘 생검(CNB)이다. 이는 비교적 굵은 바늘로 조직을 채취해 병리 검사에 보내는 방식이다. 좀 더 많은 조직이 필요하거나 병변 위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진공 보조 유방 생검(VABB), 일명 '맘모톰'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초음파에 잘 보이지 않는 미세석회화 병변의 경우, 부분 절제 수술로 조직을 떼어내는 방법도 시행되고 있다.
만약 유방암으로 확진될 경우, 암의 병기와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 표적 치료, 항호르몬 치료 등 다양한 방식의 치료가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특히 유방암수술은 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환자의 유방 모양, 향후 삶의 질, 재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하기에, 의료진의 숙련도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 유방암의 경우에는 종양과 주변 조직 일부만을 절제하는 유방 부분절제술이 시행된다. 이 수술은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핵심으로, 수술 범위 설정과 절제면의 정밀한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일부 환자는 동일 병기임에도 수술 후 미용적 결과나 후유증 차이를 크게 느끼기도 한다. 이는 결국 집도의의 섬세한 수술기법과 임상 경험에 달려있다.
종양이 크거나 다발성으로 퍼져 있는 경우, 혹은 유두 주변을 침범한 경우에는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하다. 이때도 최근에는 환자의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부보존 유방절제술이나 유두보존 유방절제술 같은 고도화된 수술기법이 적용되며, 동시에 재건수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환자마다 유방의 형태, 종양의 위치와 크기, 조직 특성, 유전적 소인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단 한 명의 환자도 똑같은 수술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을 잘하는 유방외과 의사'란 단순한 기술적 숙련도를 넘어서, 환자의 몸과 마음을 함께 이해하고 고려하는 정밀한 판단력을 가진 의료진이라 할 수 있다.
박정영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유방갑상선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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