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주민들이 현재 건설 중인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을 위한 추진위원회'(이하 울릉공항 추진위)를 구성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일 기세다. 지난 연말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를 지켜본 뒤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3C 공항 …최소 기준 적용
16일 울릉공항 추진위 등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3C 비계기 비행으로 건설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울릉공항 애초 설계 당시 50인승 소형항공기 운항을 적용했다. 기본계획, 설계에서 2C 비계기 비행에서 2020년 5월 실시설계에선 2C 계기비행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2023년 9월 3C 비계기 비행으로 또다시 변경됐다.
육상 비행장 분류 기준에 2C는 항공기 최소 이륙거리가 800m~1천200m 미만, 3C는 1천200m~1천800m 미만이다. 주 날개폭은 24m 이상 36m 미만인 항공기가 운항할 수 있다. 울릉공항은 이륙거리 1천200m로 3C 공항의 최소 기준이 적용됐다.
울릉공항은 착공 당시부터 짧은 이착륙 거리 탓에 안전성 등에 우려가 나왔다. 당시 국토부는 50인승 항공기의 이착륙에 문제없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시계비행이 아닌 계기비행시설(ILS)을 채택, 항행 안전성과 결항률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는 50인승 항공기에서 80인승 항공기가 운항 가능하도록 바꿨고, 공항크기는 그대로 두고 계기비행 운항이 가능한 공항에서 비계기비행(시계비행) 운영 공항으로 변경했다.
항공운항학회지(2024년) '울릉공항 결항률 증가 조건에 따른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소형공항으로 엠브라에르(Embraer) E-190기종과 터보프롭 항공기 ATR-72, ATR-42 기종이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190 항공기의 이착륙 성능은 착륙거리는 1천215m로 현재 1천200m로 개발 중인 울릉공항 활주로에는 최대착륙중량으로는 운항이 어려워 하중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안공항보다 위험"
무안공항 사고를 지켜본 주민들은 안전성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울릉공항 추진위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고, 지난 11일 울릉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결의대회'도 열였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80인승 항공기가 비계기 활주로에서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의 길이와 폭을 대폭 확장해야 한다"며 "공항 건설은 단순한 예산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울릉도 지역 곳곳에 '활주로 연장 없이 안전도 없다'. '활주로 연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등 활주로 연장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리고 있다.
최대봉(51·울릉읍) 씨는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처럼 단 한 번의 착륙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울릉공항은 준공해도 80인승 운항하기엔 안전성은 낮고 결항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공항이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다수 주민들은 "현재 운항을 검토 중인 80인승 항공기가 1천200m 짧은 활주로에 이착륙을 위해선 항공기 무게까지 줄여야 한다. 노면 상태나 바람, 돌풍, 폭설 등 변수가 발생하면 울릉공항은 최소 기준치가 적용돼 무안공항보다 안전치 않다"고 강조했다.
울릉공항 추진위는 오는 21, 22일 양일간 국토교통부를 직접 방문해 울릉공항 활주로 길이 연장과 종단안전구역 확장에 대한 지역주민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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