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에도 북한 노동자 수백 명이 러시아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와일드베리스의 모스크바 창고에서 북한 일꾼들이 일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된 탓이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코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와일드베리스 직원 단체 채팅방에 북한 일꾼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보라색 작업복을 입고 있는 관련 영상이 업로드됐다. 영상에 등장하는 일꾼들이 북한 출신이라는 주장에 대해 와일드베리스 측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성과에 따라 고용 확대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와일드베리스는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알려져 있는, 고려인 사업가 타티야나 김이 세운 업체다.
이런 주장이 사실일 경우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2017년 대북 제재 결의가 무색해진다. 북한의 식료품과 농수산물 수입 금지, 해외 파견 일꾼 고용 금지를 명시했음에도 암암리에 고용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러·우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강화되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억제를 위한 유엔 제재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은 진작부터 나온 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북한과 베트남을 순방한 뒤 가진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주의 권리를 제재하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 이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가족이 어딘가에서 돈을 벌고 아이들을 먹여 살릴 기회를 박탈한다. 비인도적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대북 제재의 재검토를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자국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한 시점이 이 발언 직후였다.
최근 들어 러시아 당국도 이례적으로 본토에서 일하는 북한 일꾼의 영상을 공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블라디보스토크 건설 현장에서 북한 일꾼들이 특유의 억양을 쓰며 일하고 있는 영상을 러시아 당국이 공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수천 명의 북한 일꾼 러시아 파견에 학생비자가 활용됐음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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