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매우 불리하다. 모든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국민의 51%가 정권 교체를 바라고 있다. 정권 연장을 원하는 국민은 36%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이 44%,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합은 34%다. 양자 대결도 '이재명 대 김문수'가 48% 대 31%, '이재명 대 홍준표'는 47% 대 31%다(4월 10일 기준). 여론조사를 어떻게 하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차이는 두 자릿수다.
구태여 여론조사 결과를 보지 않아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조기(早期) 대통령 선거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계엄령이든 계몽령이든 윤석열 대통령은 파면됐다. 윤 대통령 탄핵은 '국민의힘'의 원죄(原罪)다. 물론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면 '더불어민주당'과의 차이가 줄어들 것이다. 그렇더라도 10%포인트(p) 차이를 좁히기는 어렵다. 10%포인트는 약 300만 표(票)다.
'국민의힘'이 이 차이를 좁히려면 대통령 후보를 잘 뽑아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많은 후보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는 부적격자(不適格者)를 하나씩 제거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특히 당내(黨內) 경선(競選)에서 유효하다. 왜냐하면 당원(黨員)들은 후보들을 잘 알고 투표 경험이 많으며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를 뽑을 때는 '손병호 게임'을 하면 된다. 알다시피 '손병호 게임'은 한 손을 펼치면서 시작한다. 사람들이 차례대로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을 말한다. 이 행동을 했던 사람은 손가락 하나를 접는다. 손가락을 다 접은 사람은 탈락한다.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이 승자(勝者)다. '손병호 게임'의 핵심은 손가락을 접는 조건이다.
어떤 조건을 적용해서 대통령 후보들을 접어야 할까? 일반 국민이 싫어하는 순서대로 접어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어떤 후보가 인기가 없는지 알 수 있다. 먼저 '반탄(反彈)' 후보를 접어야 한다. 여론은 윤 대통령 탄핵에 호의적(好意的)이다. 국민의 67%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을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약 70%는 탄핵 심판 과정을 신뢰한다.
다음으로 '친윤(親尹)' 후보를 접어야 한다. 그 근거도 여론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57%가 탄핵 책임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했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계속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6%에 불과했다. 마지막으로 '비호감도'가 높은 후보를 접어야 한다. 이재명 의원이 비호감도가 높다고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다. 비호감과 호감의 차이는 이재명 27%, 김문수 35%, 한동훈 56%다.
이상(以上)은 '국민의힘'이 이번 대통령 선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전제(前提)한 것이다. '국민의힘'의 목표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지지율 40%를 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부적격자 제거 기준을 정반대로 바꿔야 한다. '찬탄(贊彈)' 후보를 접은 후, '반윤(反尹)' 후보를 접고, '비호감도'가 낮은 후보를 접어야 한다.
사람의 판단과 행동은 개인일 때와 집단에 속해 있을 때가 다르다. 집단이 내린 결정은 개인의 결정보다 좋을 수 있지만 나쁠 수도 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면 더 나은 결정이 내려진다. 이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고 한다. 반면,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동조화(同調化)가 나타나서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이는 '집단사고'(groupthink)다. 비슷하지만 두 용어의 의미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국민의힘' 당원의 40%가 경상도 주민, 70%는 50대 이상 연령층이다(2022년 기준). 이들은 '집단사고'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집단사고'를 방지하려면 당원 각자가 한 번쯤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 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의 시각에서 후보들을 검증하고 딴지를 걸어봐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힘'이 대패(大敗)를 면(免)한다. 대통령 선거 승리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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