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치유농업' 우울증·조현병 치료 효과 확인

우울증·조현병, 비약물 치료용 치유농업 프로그램 2건 개발
실증 통해 참가자 치료효과 확인…향후 의료보험 적용 추진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약물적 심리 지원 기술로 조현병 환자, 우울 고위험군을 위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2종을 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약물적 심리 지원 기술로 조현병 환자, 우울 고위험군을 위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2종을 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농촌진흥청은 16일 조현병과 우울증 환자들의 병리 증상에 치유농업 활동이 치유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향후 의료보험 적용을 받는 비약물 치료법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농진청이 개발한 조현병 환자를 위한 '긍정심리모형 프로그램'과 우울 고위험군을 위한 '인지행동전략 프로그램'을 의료 기관 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실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현병 환자를 위한 긍정심리모형 프로그램은 식물 재배, 관리 과정을 통해 환자의 행복감 등 긍정 정서를 유발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등 심리적 회복을 촉진하는 요소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기존에 조현병 약물치료 중심 병의원 치료만 받은 집단보다 치유농업 병행 환자군은 감정 표현 감소와 무의욕 등 음성 증상이 10% 감소하고, 우울과 불안 등 증상은 2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현병 약물치료와 치유농업을 병행한 이들은, 약물치료만 진행했을 때보다 환각이나 망상 등 조현병 증상이 13% 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고위험군을 위한 인지행동전략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파종과 수확, 활용에 이르는 식물 생애주기를 경험함으로써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내용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치유농업 참여 전보다 우울감이 30% 감소하고 감정 안정이나 스트레스 완화를 나타내는 뇌파가 증가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증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전북특별자치도 마음사랑병원, 신세계병원 등에서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7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주 1회, 총 10회에서 12회가량 진행됐다.

과학원 측은 "실증은 이런 활동이 과학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다는 걸 규명하고 객관화해, 참여자들이 믿고 농장 단위 치유농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증에서는 '작업과 오락요법', '지지 표현적 집단정신치료' 등 명목으로 의료수가를 청구했지만, 향후 정식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항목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농진청 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북특별자치도 내 정신건강 증진기관 9곳과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국 10곳의 정신건강 증진기관에서도 현장 실용화 사업 진행해 병원에서 치유농업을 의료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델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정신건강 전문요원이 입회한 가운데 프로그램이 진행하고 실제 의료수가를 청구해, 치유농업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 연구와 제도화, 산업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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