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독주를 펼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맞서는 '빅텐트' 구상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으나 회의론 역시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연대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 정국 이후 보수정당의 '역전' 시나리오로 떠오른 빅텐트론은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이하 후보)가 지난 14일 언급하면서 화두로 부상했다. 홍 후보는 지난 15일 SBS 라디오 방송을 통해 "개혁신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반(反)이재명 세력도 같이 해야 (이재명 후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연정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후보 다수는 빅텐트를 펼쳐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공감하는 모습이다. 16일 김문수 후보 캠프에 합류한 박수영 의원은 "김 후보는 반(反) 이재명 빅텐트를 가장 넓게 펼칠 수 있는 후보"라면서 "김 후보는 반명 빅텐트 하에서 최종 후보가 되면 누구와도 대선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비이재명계 주자 및 다른정당에서의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민주당 경선룰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경선 불참을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함께하는 빅텐트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경선에 불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측도 '금시초문'이라며 참여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완주를 다짐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동훈 개혁신당 공보단장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빅텐트는 과거 패권의 잔재를 쓸어모아 권력을 재조립하겠다는 시도에 불과하다"면서 "'반이재명'이라는 부정적 가치만으로는 세대교체를 이끌 수 없다"고 밝혔다.
빅텐트 논의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탄핵에 대한 견해차 역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조기 대선을 초래한 탄핵이나 비상계엄에 대한 견해가 뚜렷하게 다를 경우 연합전선을 펼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경선 결과에 따라 빅텐트의 불씨가 살아날 수도, 완전히 죽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K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첨예하게 갈린 정치적·정책적 견해 차이를 뛰어넘어 화학적 결합까지 이끌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내다봤다.
※빅텐트(Big Tent)=선거에서 이념과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세력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연합하는 전략.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은 인물과 집단을 아우르며, 최대한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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