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전자, "모두를 위한 AI"…가전 자동화로 일상 제약 없앤다

이보나 CX인사이트 그룹 상무

삼성전자 이보나 상무와 패밀리허브 냉장고 32형의 색상 반전 모드 적용 화면.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이보나 상무와 패밀리허브 냉장고 32형의 색상 반전 모드 적용 화면.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모두를 위한 AI'를 앞세워 가전제품의 경계를 다시 쓰고 있다. 기존의 보조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 전반을 능동적으로 해방하는 '완결형 자동화' 기술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보나 삼성전자 DA(디지털가전)사업부 CX인사이트그룹 상무는 18일 삼성전자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의 가전은 단순히 가사 활동을 돕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집안일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며 "기기별로 기능을 분산해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해답이 되는 완결형 설루션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전 제품군에 걸쳐 다양한 사용환경에 대응하는 기술들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홈(In-Home)' 경험을 통해, 사용자 개인과 가족, 생활 공간의 특성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맞춤형 자동화를 구현해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휠체어 사용자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버튼 위치를 재설계하거나, 제품에 촉각 스티커와 접근성 사운드를 적용하는 등 장애 유형에 특화된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신제품에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2025년형 비스포크 AI 가전에 탑재된 음성 인식 기술 '보이스 ID'는 사용자 개개인의 목소리를 식별해 맞춤형 접근성 설정을 제공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기존에 냉장고와 일부 제품에 적용됐던 '오토 오픈 도어' 기능 역시 확대됐다. 이 기능은 문을 열기 어려운 사용자의 불편을 덜어주며, 최근 세탁기·식기세척기·오븐 등으로 지원 기종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기술은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제품 기능 간의 연결을 통해 신체 조건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모두가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기획 초기부터 접근성을 주요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이 상무는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용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편 요소를 파악해 새로운 기능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외부 협력도 병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외 전문 기관과 협업을 추진하며, 최근에는 유럽 접근성 법안(European Accessibility Act)의 기준에 맞춰 음성 안내와 시인성 개선이 가능한 스크린 가전 기능도 준비 중이다. 해당 법안은 오는 6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내부 구성원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장애인 임직원과 장애인 가족을 둔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삼성 패밀리 서포터즈', 그리고 올해 신설된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내 '접근성 ERG(Employees Resource Group)' 활동이 대표적이다. 회사 내부 목소리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 과제를 도출하려는 시도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AI 기반 시각보조앱 '설리번 플러스' 개발사인 투아트(TUAT)와 협업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용 모드를 도입했고, 부착형 손잡이 등 보조 기기를 개발해 실제 제품에 적용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