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증식돼 안락사 위기에 처했던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대구에 보금자리를 얻게 됐다.
대구 네이처파크는 최근 경기 부천시의 한 실내동물원에 있던 반달가슴곰 남매 햇님이(7)와 달님이(7)를 데려와 야외 방사장과 실내 사육장에 머물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햇님이와 달님이는 불법으로 증식돼 안락사 위기에 처해 있었다. 최근에는 겨우 부천의 실내동물원에서 지내게 됐지만, 반달가슴곰이 머물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대구로 보금자리를 옮기게 됐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다 구조돼 네이처파크로 온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백사자와 몽구스,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등이 이곳에서 새 삶을 찾았다.
19일 네이처파크에서 만난 반달가슴곰은 갑작스럽게 바뀐 환경이 아직 어색한 눈치였다. 개 사료와 야채를 섞어 먹던 과거와 달리, 곰 전용 사료를 먹게 되면서 먹이도 낯설어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암컷 달님이는 실내 사육장에만 머무르며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네이처파크는 남매를 위해 야외 방사장에 폭포, 수영장, 흙바닥과 먹이를 숨길 수 있는 통나무 등 다양한 놀거리를 마련했다. 수컷 햇님이는 야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물이 떨어지는 폭포에 몸을 담그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관람객들의 관심을 즐겼다.
아이와 함께 네이처파크를 방문한 심아영(37)씨는 "아이에게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대구에 왔다고 알려줬더니 이곳에서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나 또한 이곳에서는 걱정 없이 잘 지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네이처파크는 두 반달가슴곰의 빠른 적응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전근배 네이처파크 사육팀장은 "모든 사육사가 햇님이와 달님이가 빨리 적응을 마치고,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돌보고 있다"며 "억지로 밖에 나가게 한다거나 먹이를 먹게 하는 등의 행동 유도를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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