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스토리를 알고 작품을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차이가 참 많죠. 어때요, 얘기를 알고 보니 작품이 더 재밌지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로 유명한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의 특별 강연이 지난 16일 대구간송미술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은 미술관의 신규 교육 프로그램 '간송-인사이트'의 첫 회차로, 참가 사전 접수 당일 100명 전석이 매진될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유 교수는 이날 '안목 眼目: 옛 그림을 보는 눈'을 주제로 두 시간 가까이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의 주요 회화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영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할 당시 대구와 경산, 청도에 맛있는 추어탕 집이 많았고, 이맘때쯤 대학원생들과 함께 경산에 핀 아름다운 복숭아꽃을 봤던 기억도 난다"며, 대구가 제2의 고향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간송 전형필과 그의 스승인 위창 오세창을 비롯해 혜곡 최순우, 최완수 미술사가 등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연구해온 인물들에 대해 설명하며 "이 분들의 훌륭한 가르침 속에 나도 이제 이렇게 강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상설전 전시 작품을 중심으로 시대적 배경과 그림에 담긴 얘기, 조형적 특징 등을 살폈다. 그는 "조선 4대 명필 중 제일 처음으로 꼽히는 안평대군의 글씨 작품을 실제로 보니 아주 감동적이었다"며 안평대군의 꿈 얘기를 듣고 그려진 안견의 '몽유도원도'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상설전에 작품 전시 중인 삼재(三齋)인 공재 윤두서, 관아재 조영석, 겸재 정선이 우리나라 회화사에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선구적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겸재 정선의 작품을 예찬하며, 내년 하반기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인 '겸재 정선' 대규모 기획전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이날 강의를 들은 참가자들은 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모씨는 "이번 강연을 통해 간송 소장품은 물론, 수준 높은 우리 문화유산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며 "전시 작품들이 다시 새롭게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간송미술관 '간송-인사이트'는 ▷5월 16일 방병선 고려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의 '감식안(鑑識眼): 간송의 도자 컬렉션' ▷9월 12일 김정화 서울공예박물관 초대관장의 '혜안(慧眼): 미술관에서 세상을 읽다'가 이어질 예정이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