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전세시장 소비심리 오름세…신고가 거래 '꿈틀'

전세 매물 1년 새 절반 이상 줄어
계약갱신권·대출 규제 등 구조 변화

대구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 안내문. 매일신문DB
대구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 안내문. 매일신문DB

대구 전세 시장의 매물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 심리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실종됐던 신고가 거래도 다시 등장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공인중개사무실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대구가 전체적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 수성구뿐 아니라 중구, 달서구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들도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2년 전 가격이 많이 떨어졌을 때 전세로 들어간 이들이 계약갱신권을 쓰는 경향이 많다. 지금은 전세 가격이 꽤 회복되는 바람에 나올 이유가 없다. 전세 매물을 보던 분들 가운데 매매로 돌아서는 분들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이 온라인상 공인중개사가 게재한 매물을 집계한 결과 ,1일 기준 대구의 전세 매물은 5천1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9천755건)보다 47.1% 줄어든 수치다. 2023년 4월 초(1만1천64건)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신고가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실거래 정보를 제공하는 아파트미(me)에 따르면 올해 1~3월 대구의 전세 신고가 거래는 108건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78건)보다 30건(38.46%) 증가했다. 극심한 침체기로 꼽히던 2023년에는 신고가 전세 거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주택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0.3에서 94.5로 4.2포인트(p)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대구의 전세 소비심리지수는 1월 87.9, 2월 90.3에 이어 3월에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세 시장은 임대차 제도와 금융 규제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신규 전세 매물은 줄었고, 대출 규제 강화로 갭투자도 감소했다.

특히 대구는 전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요자들은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지만, 공급자들은 수익성과 공실 부담을 고려해 월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구 전세 시장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전세 매물이 잠기는 것은 부동산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 신호"라며 "전세 수요가 늘면 매매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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