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경고에 겁먹었나…러, 30시간 휴전 일방선언

푸틴 '부활절 휴전' 발표…"손뗄수 있다" 美언급 하루만
젤렌스키 "진정한 신뢰 구축하려면 30일간 휴전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러시아가 19일(현지시간) '30시간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미국이 러-우 종전 중재에서 손을 떼겠다고 경고한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AP·AFP·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면담 중 "러시아는 (모스크바 현지시간으로) 오늘 18시부터 21일 0시까지 부활절 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도 우리의 본보기를 따를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동시에 우리 군은 휴전 위반이나 적의 도발, 어떤 형태의 공격적인 행동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두 당사국(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한쪽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우리는 '당신은 바보다. 우리는 (더 이상의 중재 노력을) 사양하겠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전쟁의) 끝을 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여러 차례 휴전 이행 의사를 밝힌 점을 고려하면, 결국 휴전 이행을 꺼리던 러시아가 미국 측의 잇따른 경고성 발언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이 변심한다면 종전 협상을 계기로 서방 제재를 해제하려던 러시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휴전 연장을 역제안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 개시 이후인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완전한 휴전이 유지된다면,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부활절인 20일 이후로 30일간 연장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측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중재로 전쟁포로 246명씩을 교환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중상으로 응급 치료가 필요한 포로 31명도 추가로 돌려받아 총 277명이 귀환했다. 러시아군 중상 포로 15명도 추가로 송환돼 이날 양측이 교환한 전쟁포로는 총 538명으로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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