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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美 행정부 내 입지 흔들…국세청 인사 번복·예산 삭감 지연 잇따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연방 정부 내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주요 국정 과제에 관여해 온 머스크는 최근 연이은 정책 차질과 인사 개입 논란에 직면하며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이끄는 백악관 산하 정부효율부(DOGE)의 활동이 최근 들어 잇따른 제동에 부딪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무부 산하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머스크와 재무부의 갈등이 표면화됐으며, 그 여파로 머스크의 권한이 제한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당일 재무부는 마이클 포켄더 재무부 부장관을 국세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이 인사는 머스크 주도로 DOGE가 나흘 전 임명한 게리 섀플리를 전격 교체한 조치였다.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DOGE의 인사 개입에 불만을 제기했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해 인사 변경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는 머스크가 지난 3개월간 정부 조직에 관여하며 겪은 가장 최근의 좌절 사례로 꼽혔다.

연방정부 예산 절감 계획 또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연방기관 예산 삭감 작업은 일부 부처의 비협조로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예산 조정에 반발하는 관료들과의 마찰이 심화되면서 실질적 성과 도출이 미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타격도 잇따랐다. 이달 초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 머스크가 지지한 보수 성향 후보가 낙선하자, 책임론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DOGE의 정치적 개입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달 21일에는 머스크가 국방부를 방문해 중국과의 무력 충돌 상황에 대비한 작전계획 보고를 받으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직전에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머스크의 정책 관여 범위와 그에 대한 행정부 내부의 견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머스크의 대중 노출 빈도도 현저히 줄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의 존재감이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전하며, SNS 활동 감소를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 3월 하루 평균 100건이 넘는 게시물을 올렸으나, 4월 들어서는 그 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다만 행정부 차원의 공식적 불신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해 여전히 호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가 실수를 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가 테슬라 경영 악화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국정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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