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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망했다' 외친 이국종…거친 의료 비판에 결국 사과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최근 군의관 대상 강연 중 의료 체계를 비판하며 사용한 일부 직설적 표현과 관련해 국방부에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언의 의도는 군 의료진에 대한 격려였으나, 결과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입장이다.

19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지난 15일 국방부 측에 직접 연락해 "의무사관 후보생들에게 현실을 알려주기 위한 의도였지만, 표현이 과했던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강연 직후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듯, 발언의 경위를 설명하고 유감을 전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번 사안을 문제 삼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장의 발언 수위가 일부 과도했으나, 전체적인 맥락이 장기 복무를 고민하는 군의관들을 격려하려는 취지였고, 이 병원장이 그간 군 의료 발전에 기여한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강연은 지난 14일 충북 괴산에 위치한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의무사관 후보생 대상 특강에서 비롯됐다. 이 병원장은 국내 의료 체계와 현실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이 나라는 입만 터는 문과들이 해먹는 구조"라며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는 "수백 년 동안 바뀌지 않은 조선 반도의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게 이 사회의 방식"이라고도 언급했다. 이 발언은 당시 강연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 병원장은 강연 도중 과거 함께 일했던 윤한덕 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언급하며, 외상외과 분야에서 지속되는 과중한 업무와 구조적 한계를 고발했다. 그는 "윤 교수는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내 인생도 망가졌다. 너희는 그렇게 되지 마라"고 전했다.

윤한덕 센터장은 2019년 설 연휴 기간 중 과로로 사망한 인물로, 응급의료체계 개선과 전용 헬기 도입 등 시스템 구축에 헌신한 바 있다. 이 병원장의 발언은 윤 센터장의 희생을 다시 환기시키며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권에서도 이 병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현행 의료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비판하며 "정원만 늘리면 지방과 필수 의료 인력이 확보된다는 논리는 무책임하다"며 의료 체계에 대한 실질적 고민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또한 "과학과 합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며 SNS를 통해 의료 현장의 구조적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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