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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경선, '네거티브' 대신 '정책 경쟁'…지난 대선 '명낙 대전' 의식했나

이재명, 대선 경선 독주 체제…2金, 네거티브 대신 정책 경쟁 고수
민주, 지난 대선 경선 '명낙 대전' 우려…공명선거 후보 서약도 받아
김동연, 李정책·경선 독주체제 소극적 비판도…김경수, 공약 발표 집중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로 흐르는 가운데 경쟁 주자들 간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차분한 정책 대결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충청·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합산 90%에 가까운 득표를 하며 대세론을 입증했다.

이에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낮은 득표율 만회를 위한 비판 공세 등 반전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책 발표에만 치중하고 있다.

우선, 민주당 대선 경선이 공약 경쟁으로 진행되는 배경에 대해선 앞서 세 후보가 선거 운동 과정에서 후보자 비방, 흑색선전, 인신공격, 허위 사실 공표 등을 하지 않고, 깨끗하고 치열한 경쟁과 경선 결과 승복 등을 약속했기 때문이라는 표면적 해석이 있다.

다만 김동연 후보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특정 후보가 이렇게 일방적인 표를 가져가는 것은 건강한 민주당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 후보 캠프는 당 선관위에 경선 여론조사 수행 기관의 공정성 논란을 지적하며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 경선은 이 후보 독주 체제를 감안하더라도 전반적으로 네거티브는 찾아보기 어렵고 '선의의 정책 대결'에 치중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빚어진 뼈아픈 실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대선 경선 과정에서는 당시 이낙연 후보 측이 선두였던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개발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재명·이낙연 후보 간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이른바 '명낙 대전'이라고 불리면서 경선 흥행에도 성공했고, 당시엔 경선 후보자 수도 지금보다 배 이상 많은 덕에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도 적극적으로 펼쳐진 바 있다.

하지만, 경선 과정의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으로 민주당 경선 흥행에도 불구하고 내부 분열은 심화했고, 본선에서도 갈등 봉합에 실패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이슈는 두고두고 이 후보뿐 아니라 민주당을 위태롭게 하는 정치적 공세 대상이 됐다.

이에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만큼은 이 후보 독주 체제에 따른 경선 흥행 적신호와 경쟁 주자들의 들러리 전락 우려에도 네거티브 공방을 지양하고 무엇보다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또 이 후보의 대세론이 워낙 강력한 만큼 경선에서 굳이 각을 세우기보다는 이른바 '착한 2등'을 노려서 차기 당권 등을 준비하는 현실적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도 앞서 있는 만큼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적 언급은 삼가고 있다. 정책도 견해차가 큰 부분은 제외하고 발표하는 등 포용과 안정감을 내세워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사실상 본선을 겨냥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네거티브가 없긴 하지만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라며 "김동연·김경수 후보의 득표율이 계속 저조할 경우 다음 행보를 의식해서라도 여론 조사 등을 앞두고 이 후보에 대한 공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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