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화의 씨앗 뿌리고…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21일(현지시간) 오전 향년 88세로 선종
"삶 전체를 주님·교회 섬기는 데 헌신"…소외된 자 보듬었던 신의 대리인
최근 영남 산불에 위로 전하기도…건강 악화에도 끝까지 임무 수행
15일 내 후임 선출 콘클라베 돌입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 연합뉴스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 연합뉴스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방문한 모습. 매일신문 DB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방문한 모습. 매일신문 DB

제 266대 교황 프란치스코 2세가 21일(현지시간) 오전 선종했다. 향년 88세.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으며,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다.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그를 기렸다.

앞서 교황은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고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 퇴원해 활동을 재개해왔다. 부활절 대축일인 20일에는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기도 해,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생했으며, 1958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2013년 건강상의 문제로 자진 사임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됐고, 청빈하고 소탈한 행보와 진보적 개혁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내고, 2천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2021년 이라크 땅을 밟아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도 끊임 없이 평화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그는 즉위 후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하고, 역대 한국인 추기경 중 절반을 임명하는 등 생전 한국을 각별하게 아꼈다. 2014년 4박 5일간 한국을 방문해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가졌으며,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충북 음성꽃동네 장애인 등 고통 받거나 소외된 이들을 만나며 한국 사회에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최근에는 영남 지역에 확산한 산불 피해에 대해 위로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생전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한편, 교황의 선종으로 교황청은 곧 후임 교황을 뽑는 선출절차(콘클라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이 서거하면 교황청은 15일 안에 콘클라베를 열어야 하며, 추기경단이 외부 격리 비밀투표를 통해 교황을 선출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