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초 민간인 임용, 황훈정 김천시보건소장

황훈정 김천시 보건소장, 김천시 제공
황훈정 김천시 보건소장, 김천시 제공

"서울의 1.6배나 되는 면적이지만 주민들이 흩어져 있어 의료기관 접근성 문제가 심각합니다."

황훈정(54) 김천시보건소장은 지난달 24일 김천보건소 사상 첫 민간인 소장으로 임명됐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개인 병원을 운영하다가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치과의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김천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다. 지원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보건행정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천시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애초 보건소장은 보건소를 운영 관리하고, 지역 보건 의료 정책을 기획·시행하는 등 진료보다는 행정에 치우친 때문에 공무원 출신이 임용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취임 한 달을 맞은 황 소장은 "이제 다 파악했다"며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책상에 앉아 일하는 보건소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뛰는 보건소장'이 목표라는 황 소장은 부임 후 전역에 흩어진 14개 보건지소와 16개 보건진료소를 모두 돌아봤다.

황 소장이 파악한 김천시 보건의료의 문제점은 면적이 서울의 1.6배나 되는 데다 주민들이 흩어져 있어 의료 서비스 불균형이 심각했다. 면 지역과 원도심, 혁신도시 모두 사정이 달랐다.

면 지역은 사설 의료기관이 없고 대부분 노인이 거주해 공공 의료가 필요하고, 도시 지역에 있는 보건소는 의료를 약간 취급하는 동사무소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쪽의 요구에 맞춘 투 트랙으로 보건행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보건소도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청년층이 사회적 부담을 갖지 않도록 보건소가 간접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황 소장은 "보건소가 노인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건강수명을 늘리면 젊은이들이 부양 부담을 덜 수 있고, 이는 자연스레 청년층의 출산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건강수명을 늘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보건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소장은 "의료인이 아닌 치과의사 면허를 가진 행정가로 봐 달라"며 "임박한 통합 보건 타운 이전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을 해결을 위해 직원들과 힘을 모아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천시보건소장의 임기는 2년이다. 재계약을 통해 최대 3년간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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