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대 위기극복 릴레이 기고] 지역과 함께 여는 미래: 위기를 혁신으로 극복하다

계명대 이필환 교무부총장

계명대 이필환 교무부총장
계명대 이필환 교무부총장

대한민국 지방대학은 지금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심화, 청년의 지역 이탈로 이어지는 복합적 위기가 지역과 대학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과제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역이 손을 맞잡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하며, 그 중심에서 대학의 책임 있는 역할이 요구된다.

계명대는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 중심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있다. 1899년 대구 제중원을 뿌리로 설립된 계명대는 지역 최초의 근대적 교육·의료기관으로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의 사회, 문화, 의료, 산업 전반에 걸쳐 발전의 동반자로 기여해왔다.

산학협력을 통한 기업 연계 기술개발과 창업 지원, 인재 양성은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해왔으며, 계명아트센터는 고품격 문화 콘텐츠로 지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특히,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 지역 감염병 예방과 치료에 최선을 다하며 감염병 대응을 선도하였고, 계명대 동산병원은 환자경험평가 전국 1위를 달성하는 등 공공의료 강화와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를 통해 지역의 핵심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전통과 책임 의식은 계명대가 참여하는 '대구형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에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향후 5년간 903억 원 규모의 예산을 바탕으로 ▷지역 맞춤형 자원 공유 ▷지역산업 융합형 인재 양성 ▷지역정주형 취·창업 모델 운영 ▷지역정주 생태계 조성이라는 4대 전략을 중심으로 15개 과제를 추진한다.

AI와 디지털 전환 시대에 계명대는 교육 혁신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AI 기반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 환경을 제공하며, 급변하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5학년도 신입생 4천700여명 전원에게 AI 플랫폼 'ChatGPT Team Plan'을 제공하며, 학생들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학습과 연구의 강력한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들은 AI 기초 학습을 시작으로 텍스트 해석,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실습을 통해 전공별 맞춤 교육을 받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경쟁력을 쌓는다.

동산도서관의 디지털 리모델링은 계명대의 혁신 의지를 상징하는 또 다른 사례다. 최근 개관한 'Digital Learning Commons'(DLC)는 학습, 연구, 창작, 협업이 융합된 스마트 학습 공간으로, 교수와 학생들에게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계명대는 AI 기술을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역량으로 전환시키는 교육 혁신을 지속할 것이다. 이는 지역 인재를 디지털 시대의 주역으로 육성하는 실천이며, 지방대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동력이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단순히 개별대학 입학생 수 감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RISE 사업'처럼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와 대학이 함께 협력하는 지역 공동체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계명대는 교육과 기술, 문화와 사람을 이어 지역사회와 함께 미래를 설계하며, 지역 중심 대학으로서의 혁신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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