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용·최태원 엇갈린 희비… SK하이닉스, 영업익 삼성전자 추월

1분기 영역이익 7조원대 '어닝 서프라이즈'
HBM 올해 물량 이미 '완판' D램 시장 1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1분기 분기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물론 삼성전자 전사 실적을 2개 분기 연속 추월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24일 공시한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은 7조4천405억원이다. 작년 동기보다 158% 늘었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썼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8조828억원)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넘어 가전·모바일 등을 모두 포함한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아직 삼성전자의 확정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보다 8천405억원 적은 6조6천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중 DS부문 메모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을 3조원 초반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 HBM 시장 지배력으로 D램 시장 1위 석권

SK하이닉스는 AI 칩에 쓰이는 HBM에서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을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으로 개선했다.

지난 2023년 1분기 마이너스(-) 67% 수준으로 바닥을 찍었던 영업이익률은 같은 해 4분기에 3%로 전환한 뒤, 매 분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2024년 1분기 23%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42%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률 개선은 AI로 인한 메모리 사업의 구조적 변화와 높아진 경쟁력 입증한 결과로, 메모리 사이클 조정기에도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는 30여년간 '메모리 1위'를 지켰던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D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36%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가 34%, 미국 마이크론이 25%가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물량도 이미 '솔드아웃(완판)'한 상태로, 현재 주력인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 중이다.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12단 제품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한 상태이며 내년 물량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완판'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 고부가 '선단공정 전환' 순항…재고 소진도 가속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는 HBM3E 12단 제품뿐 아니라 DDR5, 고용량 eSSD(기업용 SSD)와 같은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앞서 SK하이닉스는 DDR4, LPDDR4와 구형(레거시) 제품의 비중을 줄이면서 고부가·고성능 중심의 선단 공정으로 전환을 통한 사업 체질 개선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통상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낸 것은 수익성이 높은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당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외에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역시 구형 제품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DDR4의 생산을 올해 말 중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올해 1분기 미국발 관세 부과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라 고객사들이 D램 조달량을 앞당기면서, 메모리 공급망 전반의 재고 감소로 가격 하락세가 둔화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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