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인 '고려 초조대장경'을 봉안했다는 증거(매일신문 2024년 7월 21일)가 나온 대구 팔공산 부인사지의 국가사적 승격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대구 동구청은 지난 23일 국가유산 신청을 위한 기록화 사업 학술연구용역에 착수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구청은 올해 사업비 9천만원(시비 8천만원, 구비 1천만원)을 들여 '2025년도 부인사지 국가지정 승격 기록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에 국가지정문화유산인 사적 승격을 신청하기에 앞서 부인사지 현황조사, 학술연구 사업 등을 통해 국가유산 지정의 타당성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이 사업을 진행할 학술연구용역은 공동이행방식인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된다. 이달 4일 사업제안서 평가를 통해 총 2곳의 업체가 최종 선정됐고, 지난 23일 용역에 착수했다. 대표 업체인 일주건축사사무소가 부인사지 내 토지이용현황 조사와 발굴조사 정리 등을 맡고, 세종문화유산재단은 학술대회를 진행한다.
부인사지 현황조사와 자료 정리는 이달부터 시작하며, 부인사지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다루는 학술대회는 오는 8월, 9월 중 개최된다. 동구청은 이를 토대로 국가지정유산 승격 지정보고서를 작성한 뒤 올해 연말쯤 국가유산청에 사적 지정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부인사지는 1988년 대구시 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수차례 사 승격 움직임이 일었으나 여전히 시 기념물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곳에 고려시대 거란의 침입을 막기 위해 판각한 초조대장경을 보관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지만, 직접적인 실물 증거는 없어 사적 승격에 걸림돌이 됐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부인사지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진행된 정밀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부인사(符仁寺)' 명이 적힌 기와가 처음 발견되면서, 고려초조대장경 봉안 근거가 도출됐다. 고려초조대장경은 해인사 팔만대장경보다 2세기나 빠른 11세기 초에 제작됐다.
부인사지가 국가 사적으로 승격되면 사찰 터의 국비 지원이 가능해져 보존·정비사업과 추가 발굴조사가 강화될 예정이다. 그간 발굴조사는 사찰 터로 추정되는 지역의 70% 이상이 사유지인 탓에 사찰 부지와 구유지 등 일부 구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시도지정 기념물은 국비 재원이 없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재정이 열악한 부분이 있었는데, 국가유산은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서 사유지 매입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부인사지가 사적이 되면 팔공산 관광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 승격을 위한 초석을 잘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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