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덕수, 국회 시정연설 "추가 재정 적기 투입, 무엇보다 중요"

"대한민국 대내외적 중대한 도전 직면"
2+2 통상협의 앞두고 "충분한 협의 시간 확보, 유예 기간에 국익 극대화"
AI 관련 정부 투자, "2027년 2조원 투자 목표, 올해 초과 달성"
산불 피해 복구 "국민·자원봉사자 몰려 헌신적 봉사, 감동적인 장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국회 시정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정부가 마련한 추가경정예산안의 적기 투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대행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12조2천억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오늘 발표된 2025년 1·4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0.1%, 전기대비 -0.2%를 기록하고 있다. 국회의 협조가 매우 절실한 그런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시정연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는 것은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한 대행은 "그동안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며 "제때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재정의 적기 투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최근 미국의 관세 부과 등 국제 경제 상황과 관련 "전례 없는 미국발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경제환경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며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조치와 기본관세 도입, 상호관세 예고 등으로 우리 산업과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수십여 개 국가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도 가능한 한 신속하게 협상에 돌입하고 충분한 협의 시간을 확보하여 유예기간 내에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행은 미국 관세 부과 등 통상 현안 대응 방안으로 "민관 합동 경제안보전략 TF를 구성·운영해, 우리 기업이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분야별 영향을 점검하고 업종별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업계와 소통하며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 지원대책, 자동차 산업 긴급지원 대책 마련 등 우리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추진 중"이라고 했다.

또한 "민간과 정부가 가진 역량을 총결집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협의에 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오늘 밤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릴 '한미 2+2 통상협의'와 관련해 "정부는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무역균형, 조선, LNG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행은 AI 관련한 정부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각국은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패권 확보를 위해 앞다투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이 지난 1월 AI 인프라에 5천억 달러를, EU는 AI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2월 2천억 유로 규모의 초대형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은 국가의 미래 성장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방청석에 와 있는 젊은 세대 청년을 위해 절실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 "코로나19 이후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 회복이 더디고, 고금리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이미 1천조원을 넘어섰고, 제2금융권 대출 연체율도 최근 10년 새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했다.

이에 "절박한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완화를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영남권 산불과 관련해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겼다"며 "서른 한 분의 고귀한 생명이 우리의 곁을 떠나셨고, 수많은 이재민 분들께서는 아직도 본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생한 피해를 조속히 수습하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재난・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가장 근본적인 책무이자 존재 이유"라고 했다.

한 대행은 산불 피해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언급하면서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각 곳에서 많은 국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어려운 지역에 몰려, 헌신적으로 봉사했다"며 "여기 계신 많은 국회의원과 정당 관계자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산불 지역을 방문했다. 많은 도움을 주셨다. 정말 감동적인 대한민국의 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해 재해・재난 대응, 통상 및 AI 지원, 민생 안정의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현장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효과성이 높은 필수 사업을 위주로 선별하여 편성했다"고 했다.

정부가 편성한 추경예산 내용은 ▷재해·재난 대응 분야 3조2천억원 ▷통상 위기 및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 4조4천억원 ▷민생 안정 4조3천억원 등이다.

한 대행은 "초대형, 초고속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의 신속 복구를 위해 재해대책비를 기존에 5천억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3배 보강했다"고 밝혔다.

또 "산불 관련 추가 복구 소요를 충분히 반영하고, 여름철 태풍 및 집중호우 등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1조 4천억원의 예비비를 보강하고자 한다"고 했다.

AI 분야 대응 예산과 관련해 한 대행은 "AI 분야 추가경정예산은 총 1조8천억원 규모로 기존 본예산까지 합치면 올해 정부 AI 예산은 총 3조6천억원"이라며 "지난해 정부가 AI 민관 합동 투자계획으로 2027년까지 공공분야에서 총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목표를 올해로 앞당겨 초과 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지원 방안에 대해 한 대행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경감 해드릴 수 있도록 연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이 공과금, 보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최대 50만원 한도의 '부담경감 크레딧'을 만들어 새롭게 지원한다"고 했다.

한 대행은 "과거 우리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이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만들었던 소중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그러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한마음으로 수많은 위기를 함께 극복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서로 신뢰하며 협력할 때 우리 앞에 놓인 난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 대응에는 정책의 내용만큼이나, 이를 추진하는 타이밍 또한 너무도 중요하다"며 "정부 재정이라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들에게 닿아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시정연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는 것은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시정연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는 것은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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