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BM 날개 단 SK하이닉스 "관세 영향 제한적…딥시크는 기폭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 HBM 수요 장기적으로 견조 자신감 내비쳐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선도 기업으로 부상한 SK하이닉스가 미국발 관세 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주력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차세대 모델 양산을 앞당긴다고 24일 밝혔다. 저비용·고성능 AI모델로 충격을 안겨준 딥시크에 대해 AI 대중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견조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에도 HBM 수요는 여전

SK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과 일부 국가 간 상호 관세 조치가 유예 중이지만,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현시점에서 관세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커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고객들은 전반적으로 협의 중이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회사는 전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일부 고객들은 단기적인 공급 풀인(pull-in) 수요를 앞당기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PC와 스마트폰 같은 IT 소비재는 당분간 관세 적용이 유예되며 AI 기능이 탑재된 신제품 출시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전에 구매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교체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HBM의 경우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기존 고객과의 계약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하고, 특히 2분기에는 HBM 5세대인 HBM3E 12단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고객향 매출 비중은 감사보고서에 있는 법인 소재지 기준 약 60%로 높은 상황이지만 관세 부과 기준은 미국 선적 물량에 적용된다"며 "실제 본사를 미국에 둔 고객이라고 해도 선적은 미국 외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미국에 직접 수출되는 비중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관세가 발효되는 시점에 고객과 협의해서 고객의 공급 안정성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면서 "2분기의 경우 여전히 국가별 관세와 부과 대상 등 세부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며 고객 역시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높지 않아 풀인 수요가 재고 조정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급업체 역시 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해 운용할 것으로 보여 팬데믹처럼 급격한 수요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경기도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에서 곽노정 사장(왼쪽)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과정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경기도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에서 곽노정 사장(왼쪽)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과정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딥시크는 AI 대중화 기폭제, 차세대 HBM 생산도 앞당겨

현재 주요국들이 AI 주권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AI 메모리 수요는 장기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딥시크 같은 오픈소스 기반의 효율적인 AI 모델이 공개되며 다양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AI 생태계의 활성화로 이어져 AI 서버 수요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딥시크는 AI 개발 시장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 효과를 가져왔다"며 "개발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AI 개발 시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HBM뿐 아니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도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익성 높은 D램 수요가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비중은 전 분기 74%에서 1분기 80%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매출액 기준 D램 시장 1위를 달성했다는 시장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고수익 AI 메모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D램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결과"라며 "HBM 시장은 AI 반도체의 핵심 메모리로서 기술 선도력과 고객 맞춤형 대응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AI 시장 성장에 따라 SK하이닉스는 2024∼2028년 HBM 수요의 연평균 성장률이 약 5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에 주력 제품이 될 HBM4의 경우 대역폭 개선 효과가 커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장기 수요 성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기존 HBM 개발과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HBM4 역시 조기 양산을 위한 개발과 고객 인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고객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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