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익성 악화에 공공 발주 공사도 외면…대형 건설사들 '단독 응찰' 확산

자재값·인건비 급등 여파에 수주 기피…경쟁력 실종 우려

대구시는 월배·안심차량기지를 달성군으로 통합 이전하는 민자 사업 최초 제안자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안심차량기지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월배·안심차량기지를 달성군으로 통합 이전하는 민자 사업 최초 제안자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안심차량기지 전경. 대구시 제공

건설 경기 침체 속에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대형 공사에서도 단독 입찰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와 리스크 회피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가격 경쟁력과 시공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대구 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 2공구에 단독 응찰한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 지난 18일 기본설계를 교통공사에 제출했다. 앞서 지역 건설사들의 치열한 3파전이 벌어졌던 1공구 입찰과 달리 2공구는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아 번번히 유찰된 바 있다.

지난 2월부터 코오롱글로벌과 수의계약 수순을 밟고 있는 대구시는 다음달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꾸려 기본설계를 심사할 계획이다. 심의를 마치면 실시설계와 가격 협상을 거쳐 올해 연말쯤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있다. 급등한 자재값과 인건비로 적자 공사가 늘자 수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마감된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월배·안심차량기지 통합 이전 민간투자사업 공모 사업도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대구메트로파트너스·가칭) 1곳만이 단독 입찰했다. 지역 건설사로는 화성개발, 태왕이앤씨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공모 사업은 대구 도시철도 1호선을 달성군 제2국가산단까지 연장해 2개 역사를 신설하고, 월배·안심차량기지를 달성군으로 통합 이전하는 총 사업비 7천억~8천억원 규모의 임대형 민자사업(BTL)이다.

앞서 대구시가 지난 1월 사업의향서를 접수할 당시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이 경쟁 구도를 이뤘으나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은 최종적으로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수주 경쟁에 나서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며 "특히 대형 관급 공사의 경우 사업 기간이 길고 자금 회수까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2일 민간제안 검토·평가 심의회를 연 대구시는 대구메트로파트너스를 최초 제안자로 선정하고 내년까지 적격성 분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민자 적격성 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맡고 있다. 분석 결과 타당성이 확보되면 2027년쯤 제3자 제안공모, 사업시행사 지정 등 행정 절차가 이어진다. 전체적인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2027년 하반기에 공사가 시작되고 2032년쯤 완료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월배·안심차량기지를 달성군으로 통합 이전하는 민자 사업 최초 제안자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월배차량기지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월배·안심차량기지를 달성군으로 통합 이전하는 민자 사업 최초 제안자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월배차량기지 전경.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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