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종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며, 중재에 나선 미국의 입장을 더욱 난감하게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 측은 피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일부 영토를 포기하라고 공개 압박까지 하면서 달콤한(?) 협상카드를 내놓았지만, 러시아 측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한밤중 수도 키이우 공습
23일(현지시간) 한밤중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러시아의 공격이 쏟아져 최소 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24일 밝혔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국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키이우에 대규모 연합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정부 건물과 차고 등에 화재가 발생하고 주거용 건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초기 정보를 토대로 최소 9명이 숨지고 어린이 6명을 포함해 7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당국은 키이우 전역에서 40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13개 현장에서 등반 전문가, 구조견들과 함께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키이우 도심 서쪽 스비아토신스키 지역에서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러시아의 공격은 키이우에 그치지 않았다. 북동부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도 밤새 두차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주거 밀집 지역을 강타, 2명이 다쳤다.
◆美측 종전안, 러 '반색' VS 우크라 '반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 등을 포함한 종전안을 제시하면서, '노르트스트림-2'(러시아-독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종전 논의의 하나로 노르트스트림-2를 비롯해 유럽 내 다른 러시아 자산에 대한 제재 해제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점령당한 영토를 양보하라는데 대해 우크라이나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설마하던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게 되면서 일단 "항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이 영국 런던에서 열려고 했던 외무장관 회담은 연기됐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 중인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종전안과 관련해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매우 분명한 제안을 했다"며 "이제 그들이 받아들일 때이며, 그게 아니라면 미국은 손을 뗄 것"이라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이 거론한 종전 조건은 영토 경계를 현재대로 동결하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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