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요 대선 경선 주자들이 '보수 단일화' 기치를 내걸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마 여부조차 밝히지 않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당내 경선 구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동훈 경선 후보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기득권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 승리"라며 "압도적인 경선 승리를 거둔 후, 본선에서는 누구와도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 대행과는 계엄 상황 수습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댄 적이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겠다는 의지는 완전히 같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 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전제로 단일화 논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한 후보는 이날 열린 일대일 토론회에서도 "한 대행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라며 "우리는 이기기 위해 뭐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 구도를 만들기 위해 보수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한덕수 대행과 '원샷 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도 협상할 계획"이라며 보수 진영의 대통합을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더욱 직접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토론회에서 "김덕수든 한덕수든,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이기는 쪽으로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김문수의 빅텐트는 말뿐인 통합이 아니라 실질적인 승리를 위한 틀"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다 입장을 선회했다. 오전에는 "한 대행은 출마의 강을 건너지 말라"고 했지만, 저녁에는 "만약 출마하신다면 빅텐트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했다. 한 대행의 행보에 따라 입장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이처럼 국민의힘 경선 주자 4명 모두가 공개적으로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당 안팎에서 감지되는 보수 지지층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9일 예정된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2차 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상위 2명을 추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내에서는 최근 지지층 사이에서 "한 대행과 함께 가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23일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중 83%가 "한 대행과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보수 성향 응답자 중에서도 65%가 이에 동의했다. 조사방법은 전화면접 조사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당원의 요구가 '모두 안고 가라'는 것이기에 제 입장도 바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한 대행의 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당 전체가 그에 맞춰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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