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한동훈 후보가 국민의힘 2차 경선 토론 첫 라운드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두 후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작년 12·3 비상계엄 사태 등에 대해 공방을 주고받으며 양보 없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 후보는 홍 후보를 취조하듯 몰아세웠고, 홍 후보는 훈수를 두듯 여유롭게 맞받아쳤다.
25일 홍 후보와 한 후보는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2차 경선 '일대일 맞수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한 후보가 홍 후보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고 두 후보의 끝장토론이 시작됐고, 이어 홍 후보가 주도권을 잡는 토론이 진행된다.
◆洪 "시비 걸고 깐족대니"…韓 "아부하면서 尹기분 맞춰"
토론 시작 전부터 두 후보는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홍 후보는 토론이 시작되기 전부부터 기자들을 만나 "김문수 선배한테 대드는거 보고 참 쟤는 못 됐다. 내가 오늘 버릇을 좀 가르쳐주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견제했다.
전날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김 후보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확정된 전과 숫자보다 김 후보의 전과 숫자가 더 많지 않느냐"고 발언한 것을 직격한 것이다.
홍 후보는 한동훈 후보의 '계엄 선포 당일 당대표였다면 계엄을 막았겠느냐'는 사전 질문에 "당 대표라는 사람이 사사건건 대통령과 시비 걸고 깐족대고 그렇게 하니까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나"라며 한 후보를 깎아내렸다.
이어 홍 후보는 한 후보에게 사전 질문으로 "한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면서 용산(대통령실)을 협박했다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닌 얘기를 질문하시니까 길게 드릴 말씀은 없다"며 "저는 김건희 여사 문제에 관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 것은 사실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 같은 분은 대통령 편 들면서 제(한동훈)가 잘못한 것이라는 얘기를 계속 해왔다"며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 하면서 대통령 기분을 맞췄던 사람들이 계엄에 책임이 있다. 저는 계엄을 막았던 사람"이라고 역공했다.
◆洪 "깐족 뜻 모르고 저런다"…韓 "품격 지키겠다"
두 후보는 서로 '깐족거린다'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 후보가 한 후보를 향해 "깐족거린다"고 하자 한 후보는 "그런 표현 쓰시면 안 된다. 그런 표현은 폄하하는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가 "깐족거린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 일상생활에서 쓰냐"라며 "저는 후보님 제가 존경하기 때문에 다른 분들한테 그런 얘기를 면전에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드린다"고 했다.
이에 홍 후보는 "오늘 깐족대는 것만 보고 다음부터는 안 쓰겠다"고 했고, 한 후보는 "홍 후보님이 페북에 쓰셨던 여러 가지 폄하하는 막말들이 깐족거리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깐족댄다는 말 뜻을 모르고 저런다"며 웃으면서 응수했다.
토론이 진행되던 중 홍 후보가 "깐족거리면서 토론해 보자"고 하자 한 후보는 "저는 안 그러겠다. 품격을 지키겠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洪 "말 그리하면 안 되죠"…명태균 게이트 공세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서도 공방이 벌여졌다. 당시 홍 후보는 '꼭 이런 것까지 기소했느냐'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한 후보는 이 글에 대해 "취지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법무부 장관하면서 검사 200명 동원해서도 이재명 후보를 못 잡았다"며 "대장동 사건 등을 하다가 안 되니까 지자체장이 차 타고 다니면서 기름값 쓰고 이런 걸로 기소하는 것이 정상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한 후보가) 그런 식으로 탈탈 먼지떨이 수사를 하니까 사람들이 억울하게 감옥 가고 자살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 후보도 즉각 "법인카드 지방자치단체 단체장이 법인 카드 가지고 과일 사 먹고 샴푸 사고 이런 정도는 해도 된다는 인식을 갖고 계신 거냐"고 맞받아쳤고, 홍 후보는 "말을 그리 하면 안 되죠"라고 언성을 높였다.
'명태균 게이트' 관련한 공세도 이어졌다. 한 후보는 "명태균씨의 (여론조사업체에서) 여론조사를 받아봤다는 보도가 있다. (명씨의 여론조사업체에서) 여론조사 결과 받은 바 없나"라고 물었다. 홍 후보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후보는 "측근을 통해서라도 정말 없냐"고 재차 물었고, 홍 후보는 "그건 모른다. 우리 캠프가 이용한 적은 없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다. 홍 후보는 "우리 진영 후보로 출마하면 단일화하지 않고는 이 후보와 대적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말하는 것이 왜 변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당원과 국민들이 (단일화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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