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오는 30일 사임한 뒤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보수 진영 대선 구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기 위해서는 공직자 사퇴시한인 5월 4일까지 사임해야 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최근 주변인사들에게 "정치권 출마 요구를 피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 측은 당초 한 권한대행 차출론이 제기되던 초반에는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는 입장이었으나 그를 향한 보수 진영의 출마 요구는 꾸준히 있었다.
특히, 1차 컷오프를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 4명이 모두 한 대행과의 단일화와 '빅텐트' 구상에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출마 기류에 힘을 실어줬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7일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종 확정되는 날이고, 29일은 국무회의가 열리는 날이란 점에서 이르면 30일 사임하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 내에선 한 권한대행이 29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없도록 하는 헌재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다음 날 사의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이번 주말 경 정대철 헌정회장과도 만나 출마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오늘(25일) 오전 한 권한대행이 먼저 연락해 만나자고 하더라"며 "나는 한 권한대행에게 출마하라고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파렴치한 출마 간 보기"라고 비판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선언이 곧 이뤄진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변인은 "경제는 추락하고, 민생은 파탄 나고 있는데 국정을 책임진 자가 대권에 욕심을 내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며 "더욱이 국정 책임을 뒷전으로 미루고, 대놓고 대권 행보를 하면서 간 보기를 하는 사람이 국가를 이끌겠다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은 주술에 잠식당한 내란 정권에 부역한 내란 공범"이라며 "또 윤석열의 경제 폭망, 민생 파탄의 책임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원죄를 가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국민의 판단력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한 권한대행을 향해 "백전백패 후보"라며 "탄핵당한 내각 인사들의 출마는 이재명 단두대에 스스로 목을 들이미는 격"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권한대행의 지지 여론을 흡수해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구상하려는 전략이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지난 25일 "처음부터 한덕수가 아니라 김덕수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도 "한덕수 총리와의 단일화를 통해 빅텐트를 치고 보수 단일화를 이뤄야 '반이재명'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여론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5명을 대상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결과, 한 권한대행은 김문수 후보와 같은 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이는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로 38%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6.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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