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경선 4강 토론회에서 '찬탄' 후보들과 '반탄'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된 것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선 안철수 후보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26일 MBN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2차 경선 4자 토론회에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 순) 후보가 참여했다. 이들은 오후 5시 40분부터 110분 동안 공방전을 펼쳤다.
◆찬탄·반탄 후보들 尹 관련 사과 두고 공방
이날 토론에서 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향해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당했다. 정부·여당의 일원으로서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계엄과 탄핵, 파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이 30명이 있었고 특검법, 예산 전면 삭감 등의 많은 원인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계엄 당일 밤 계엄을 저지한 이후부터 줄곧 반복해서 사과했다"며 "이 자리에서 다시 드린다. 국민이 절대로 겪으셔서는 안 될 일을 겪게 해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당 대표였던 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답했고, 홍 후보는 "최종 후보가 되면 검토해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질문을 한 안 후보는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건너야 정권교체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저도 사과를 두 번에 걸쳐 드렸다"며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이재명(후보)에게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한 대행 출마 어떻게 보나...안철수 "바람직하지 않다"
안 후보는 한 대행의 대선 출마도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단일화에 대해 언짢은가'라는 질문의 '오엑스(OX)' 게임에서 홀로 'O' 팻말을 들었다. 다른 후보 3명은 'X' 팻말을 들었다.
안 후보는 "언짢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동그라미를 들었다"며 "그 이유 중 하나가 한 대행은 미국 관세 협상에 있어서 우리나라 최고의 가장 좋은 전문가다. 대선 관리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한 대행은 평생 공무원을 지낸 '늘공'"이라며 "훌륭한 인품과 경력을 갖춘 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는 역사적인 국민의힘 후보로 함께 노력한다는 건 우리 당과 국민 열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하는 많은 분이 정말 이기고 싶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며 "특별히 기분 나쁠 게 있느냐"고 했다.
홍 후보는 "처음에는 비상식으로 봤다. 당에서 예선도 거치지 않고 후보 하나 정해놓고 우리는 예선·준결승·결승까지 하라고 하면 언짢다"며 "(그러나) 가만히 보니까 '한 대행을 뛰어넘지 못하고 어떻게 이 후보를 잡느냐' 하는 당원들 요구가 많아 입장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당심 의식한 질문 이어가...김·홍, 한 비판 쇄도
이날 후보들은 당심을 의식해 서로 대척점에 있는 후보들에게 날선 질문을 이어갔다. 김 후보와 홍 후보는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조성' 공약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에게 "지방에 5대 메가폴리스를 서울과 같은 수준으로 2년 만에 조성하겠다고 말했는데 너무 현실성이 없지 않나"라고 질문했다.
김 후보는 "집 한 채 짓는 것도 2년이 걸리는데 서울 같은 수준의 메가폴리스를 5개 만들자니 이건 어마어마한 공약이다. 단군이래 이런 공약을 한 분이 없다"며 "이런 공약을 가지고 가서 다른 당에서 공격하지 시작하면 완전히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동화를 쓰는 사람 정도밖에 안 된다.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 너무나 현실과 먼 공약을 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수정하는 게 어떤가"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규제를 없애고 집중 육성을 해서 2년 동안 계획을 잡고 대구, 부산 같은 곳들을 서울에 필적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는 것"이라며 "그걸 왜 반대하시는지 모르겠다. 허허벌판을 그렇게 만들자는 게 아니다"라고 맞섰다.
홍 후보도 한 후보를 향해 "(5대 메가폴리스는) 허황된 공약"이라며 "저도 경남지사 해보고 대구시장 해보고 했지만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최소한 10년이다. 2년 내에 한다는 건 전두환 시대 때도 안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 후보는 "두 분은 제 설명을 들으려고 하시지 않는다.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취지가 아니다. 지금 있는 대도시를 집중적으로 중앙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2년 내에 모든 게 완성되진 않을 것이다. 정책이 출발하면 그 목표로 가게 될 것이다. 허황됐다고 말씀하시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찬탄파'인 안 후보를 주로 공략했다. 한 후보는 "4월 재보궐 선거 때 본인의 텃밭을 못 지켰다. 성남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전국구 선거에서 이재명을 이기겠나"라고 안 후보에게 물었다. 한 후보는 안 후보가 과거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단일화를 한 전력을 꺼내기도 했다. 이에 안 의원은 "문 전 대통령과 끊임없이 싸웠고, 결국 나와서 38석 국민의당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7, 28일 당원투표 등을 진행한 뒤 당원투표 50%,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29일 결선에 올라갈 2명의 후보를 가릴 예정이다. 2차 경선 후보자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바로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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