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그만 다닐까"…대구 '학업중단 숙려제' 참여 학생 5년새 15% 증가

2020년 870명→2024년 1018명으로 148명 ↑
고교생 비율 높아…대입 준비·학교 부적응 등 원인

학생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학생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껴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이 최근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 관내 초·중·고에서 '학업중단숙려제'(숙려제)에 참여한 학생은 2020년 870명에서 지난해 1천18명으로 5년 새 148명(14.5%) 늘었다.

숙려제는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최소 1주일에서 최대 7주까지 숙려 기간을 주는 제도다.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숙려제 참여를 신청할 수 있고, 이 기간에 학교는 심리 상담, 진로 탐색, 대안 교육 등을 제공해 학생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급별 숙려제 참여 규모를 보면, 2019년에서 2024년까지 초등학생은 1.1배(24명→27명), 중학생은 1.6배(196명→309명), 고등학생은 1.1배(650명→682명) 늘었다. 고등학생 참여 비율이 전체의 60~70%대로 초·중학생보다 월등히 높았다.

숙려제 참여 후에도 학교를 그만둔 비율은 지난해 기준 39.5%였다.

교육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자퇴를 고민하는 원인으로 지나친 대학 입시 경쟁을 꼽았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대학원 교수는 "수능의 비중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내신을 망치면 만회하기 힘들다고 생각해 지레 포기하는경우가 많다"며 "수능은 시간을 투입하는 만큼 성적이 올라가기 때문에 정시를 위해 전략적으로 자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로 심화된 학교생활 부적응도 학업 중단의 이유가 되고 있다.

대구 지역 25년 차 고교 교사는 "코로나 기간 동안 고립된 생활을 오래 하며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걸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늘었다"며 "학교라는 공간이 갖는 부담감, 불편함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혼자 공부하거나 대안학교를 찾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유행 기간인 2020년 870명, 2021년 933명이었던 숙려제 참여 학생은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시점인 2022년 1천132명으로 급증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업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부적응 위기학생을 학교에서 발굴해 (숙려제를) 권하기 때문에 참여 학생 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학업중단 위기 학생이 많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학업중단 숙려제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내 Wee 클래스 ▷Wee센터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뿐 아니라 지역대학 및 전문기관 등 외부 전문 위탁기관을 통해 상담 활동, 진로 체험 및 예체능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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