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멜팅팟' 금 가는 소리, 개의치 않는 트럼프 정부

초강경 이민 정책… 마구잡이식 추방
'反 DEI 정책' 반발하는 대학에 재갈

지난해 4월 하버드대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한 학생 시위자가 존 하버드 동상 앞에 서 있는 모습. AP 연합
지난해 4월 하버드대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한 학생 시위자가 존 하버드 동상 앞에 서 있는 모습. AP 연합

미국 사회를 정의하는 별칭인 '멜팅팟(Melting Pot)'이 무색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불법 이민자 단속과 추방, '반(反) DEI(다양성, 평등성, 포용성) 정책' 등이 멜팅팟을 깨뜨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 단속을 국정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천명한 바 있지만 과도하다는 비난은 계속된다. 범죄 이력이 있는 불법 체류자가 단속 대상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범죄 이력이 없음에도 체포된 이들이 적잖았던 탓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엘살바도르 출신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다. 갱단의 협박을 피해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던 터에 추방당했다. 미 행정부는 뒤늦게 행정적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킬마르는 현재 엘살바도르의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3개월 동안 체포된 불법 이민자 수는 14만5천 명으로 지난해 1년 동안 체포된 11만3천 명을 넘어섰다.

자유로운 학풍을 자랑해온 대학도 트럼프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반(反) DEI 정책'에 반발하자 트럼프 정부는 지원금 동결과 면세 지위 박탈로 압박 강도를 높인다. 아울러 '반(反) 유대주의' 척결을 외치며 친(親) 팔레스타인 시위 등에 가담한 유학생들의 비자도 대거 취소했다. 지난달 미 국무부는 300명이 넘는 유학생의 체류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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