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크라이나에 양보 압박, 이스라엘은 두둔…국제질서는 '위기'

美 확장주의…加·그린란드 편입·파나마운하 환수 주장
미국의 외교적 전략자산인 동맹과의 관계도 도전받아

1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고위 인사들이 러우전쟁 휴전과 관련해 회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AFP 연합
1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고위 인사들이 러우전쟁 휴전과 관련해 회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전통적 동맹 관계가 재정립되고 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더티 딜(Dirty deal·추악한 거래)'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웃인 캐나다와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편입하고, 파나마운하 소유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영토 확장 야욕도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부터 미국은 세계 경찰을 자임하던 중재자의 모습이 아니다. 남의 나라의 고통은 거래의 조건으로 풀이한다. 러·우 전쟁 종전에 임하는 자세가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면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한다. 조기 휴전 달성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광물에 군침을 흘린다. 트럼프 정부의 압박 카드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온 무기 및 정보 지원이다. 이를 끊어버릴 수도 있음을 내비치며 우크라이나의 저자세를 사실상 강요한 것이다.

최근까지도 이런 기조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및 유럽 등과의 협의에서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휴전안을 우크라이나에 제시했다. 우크라이나가 반발하자 트럼프 정부는 "안 하면 아예 손을 뗄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러시아가 휴전을 위해 무슨 양보를 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나라(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큰 양보"라고 답하기까지 했다.

가자지구 문제 해결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그곳을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팔레스타인 측에서 수용 여부를 묻지도 않은 채 이스라엘을 적극적으로 두둔하는 것이다.

미국 안보 이익을 위해 이웃 국가인 캐나다와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위협한다. 미국 중심의 일방적 동맹관계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는 비판론도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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