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SKT, 유심 무상교체하러 오라더니 "기다리라" 말만…고객 불만 최고조

28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SK텔레콤 상상대리점 종로센터 앞 30여명의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28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SK텔레콤 상상대리점 종로센터 앞 30여명의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여기에 줄을 서면 되나요? 얼마나 걸려요?"

28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SK텔레콤 상상대리점 종로센터. 해킹 사태를 빚은 SK텔레콤이 전국 T월드 매장 2천600여곳에서 유심(USIM) 무상 교체 서비스에 나섰다.

이날 종로센터는 오전 10시가 되자 문을 열고 유심 변경 고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대기 고객을 위한 번호표도 나눠줬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매장 외부에서 대기 줄이 줄어들기만을 기다렸다. 이곳에서는 2명의 직원이 유심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 1명은 대기 고객 질서 유지와 안내를 맡았다.

인근에 볼일이 있어 방문한 박모(58)씨는 "사무실 인근에 SK텔레콤이 있어서 불안한 마음에 출근하자마자 가방만 내려놓고 나왔다"며 "얼른 유심을 교체해 찝찝한 마음을 벗어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기자 석모(41)씨는 "통신사가 잘못해서 이런 사태를 만들어 놓고 고객들에게 직접 와서 바꿔가라니 요즘 같은 세상에 말도 안되는 방식"이라며 "거동이 불편하거나 소식을 듣지 못한 분들은 어떻게 바꾸겠냐.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어떤 것인 SK텔레콤은 한번 더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리점에 준비된 유심 초도 물량은 50개. SK텔레콤 측은 소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물량을 확보해 교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줄을 서고 있던 고객들은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며 눈쌀을 찌푸리며 "이번에 유심을 바꾸긴 하는데 다음부터는 SK텔레콤을 쓰지 않겠다", "언제까지 기다리란 말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160m 가량 떨어진 SK텔레콤 상상대리점 중파 직영점에도 30여명의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도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대리점 직원들은 줄지어 선 고객들에게 "신분증이 없으면 유심 변경이 불가능하다",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하셨냐" 등의 안내를 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고객의 불편함은 오프라인 매장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발생했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유심 교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통신사인 SK텔레콤 홈페이지가 동시접속자 수 초과로 인해 접속 지연 장애가 발생했고, 한때 11만여명이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차질 없이 유심 교체 및 유심 보호 서비스에 대해 안내하겠다"며 "온라인 예약 후 매장에 방문할 경우 더 빠르게 교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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