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후보 확정 이후 보수 진영의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찾고,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후보는 3년 전 20대 대선 후보 시절에는 첫날 대전현충원을 찾았고, 공식 후보 등록 직전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번에는 더 적극적으로 중도·보수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취재진을 만난 이 후보는 당내 논쟁거리였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 관련해서 "지금 가장 큰 과제는 내란을 극복하고 헌정 질서와 우리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좌우, 진보 보수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윤 전 장관에 대한 인선을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저에게 조언을 많이 해준다"며 "윤 전 장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있지만, 윤 전 장관에게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한 번 맡아주십사 부탁드렸고 (윤 전 장관이) 다행히 응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3선 의원 출신의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을 캠프에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전 총장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유승민 전 의원이 창당한 바른정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중진이다.
24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권 전 총장은 "두달 전 이재명 전 대표 측 제안으로 합류했다"며 "이 후보가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이라고 한 만큼 그 가치가 평소 나의 생각과 같아 같이 일하게 된 것"이라고 캠프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와 동향인 경북 안동 출신인 권 전 총장은 "경북 안동의 상황이 너무 절박할뿐더러 대구경북(TK)의 일당독재가 너무 오래된 탓에 정치 활력이 떨어지고 지역 경쟁력이 상당히 저하돼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권 전 총장은 지난 2022년 대선 때도 이재명 후보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재차 영입 제안을 받고 고심하던 중 유승민 전 의원이 대선 불출마를 최종 결심하자 지난 2월 이재명 후보를 돕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앞서 이 후보는 후보 확정 직후 "분열이나 대결보다는 힘을 모아 통합의 길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9대선 기간에도 직접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전 국민의당 의원 등 보수 성향 원로들을 연이어 만나며 외연 확장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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