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연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2002년 제16대 대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시 당내 비주류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성장한 노 전 대통령과 현재의 자신을 동일시하며 대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홍 후보는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선보다 당권에만 눈먼 사람들, 나홀로 고도(孤島)에서 대선 치르는 거 같다. 나는 2002년 노무현 대선을 꿈꾸는데 다른 사람들은 2007년 정동영 대선을 하는 거 같다"며 "그래도 나는 내 길을 간다. 2002년 노무현처럼 국민들만 보고 간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지난 14일 대선 출정식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바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당내 비주류 후보로 출발했으나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 개혁을 내세우며 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이후 정동영·이인제 후보를 꺾고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그는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를 발판으로 '이회창 대세론'을 이겨낸 뒤 대권을 차지했다.
홍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해 이번 대선 국면에서 대권보다 당권을 노리고 있는 당내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의원들의 행보가 '정권 재창출'보다는 '안정적인 패배'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이날 SNS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한덕수)·고용노동부 장관(김문수)·국민의힘 당 대표(한동훈)를 지낸 인사들을 두루 직격하기도 했다.
홍 후보의 행보가 향후 본선 과정에서 '반명 빅텐트' 염두에 둔 것이란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독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범보수진영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뿐 아니라 친노·친문 출신의 비명계도 끌어안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홍 후보 캠프 핵심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홍 후보도 당내에서 또 다른 기득권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글을 통해) 드러낸 것"이라며 "후보께서는 어떻게든 당을 지키기 위해서,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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