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이 사실상 흥행(興行)에 실패했다. 정책 경쟁으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 반성과 혁신으로 감동을 주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경선을 통해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는 나타나지 않았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의 지지율은 답보(踏步) 상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5차례 실시된 2차 경선 후보 토론회는 보수층과 중도층을 실망시켰다. 후보들은 외모·과거 발언 지적 등 네거티브 공세에 매몰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차이로 찬탄·반탄 논란만 커졌다. 이 바람에 정책 제시·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오죽하면 안철수 후보가 "말싸움만 많았다"고 자평했겠는가. 후보들은 '이재명 적대시(敵對視)' 수위를 경쟁적으로 높이면서,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란 말만 되풀이했다.
2차 경선 토론회에서 최대 쟁점(爭點)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였다. '한 대행 변수'가 제기되면서 후보들의 토론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후보 4명 모두 한 대행과의 최종 단일화를 수용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한 대행과 '최종 예선전'을 펼쳐야 한다. 전통의 보수정당이 아무리 대통령 탄핵으로 불리한 선거라고 해도 자력갱생(自力更生)을 포기하고, 지지율이 고만고만한 한 대행까지 불러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민주당 이 후보는 '선택적 우클릭'으로 중도층 선점에 나섰다. 민주당은 역대 최고 득표율로 그를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일극화 체제'라는 비판이 있지만, 정권 탈환(奪還)에 대한 의지의 반영이기도 하다. 반면 국민의힘은 무력하다. 민주당은 KTX를 타고 질주하고, 국민의힘은 경운기를 타고 농로를 달리는 꼴이다. 이제라도 국민의힘은 보수의 강점인 경제·안보에서 차별적인 정책을 내놓고, 정치 개혁의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그것이 불리한 선거 지형에서 선전(善戰)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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