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함지산 산불 강풍타고 확산…노곡·조야·서변동 주민 1천200여명 대피

오후 5시30분 기준 진화율 15%…오늘 진화 힘들 듯

28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8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8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민가 주변으로 번진 산불을 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8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민가 주변으로 번진 산불을 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소방안전본부와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불이 나 강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평일 낮 시각 갑작스런 산불에 1천명이 넘는 주민들은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대피해 추가 소식을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다.

산림당국은 북구 산불로 이날 오후 3시 40분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헬기 29대와 진화차량 57대, 인력 704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상자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응 2단계는 풍속이 평균 7~11m/s, 예상 피해 면적 50∼100㏊, 예상 진화 10∼48시간일 때 발령된다. 소방청도 오후 4시 5분쯤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 다른 지역 소방차량 28대를 투입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진화율은 15%다. 산불 현장의 연무가 심해 진화 인력이 정확한 발화지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진화 작업은 날을 넘겨 이어질 전망이다.

산불은 순간적으로 초속 11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강풍을 타고 불똥이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노곡동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조야동으로 확산했다.

대구 북구청은 노곡동과 조야동, 서변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근 팔달초등학교와 동변중학교 등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안전문자를 보내는 한편 버스 2대를 대피 목적으로 투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주민 1천216명이 대피했다.

갑작스런 산불에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4시쯤 찾은 노곡동 산불 현장은 마을로 들어가려던 차량들이 경찰 통제에 뒤엉켜 혼란을 빚었다. 마을회관 스피커에서는 대피 안내 방송이 연이어 나왔고 하늘 위로는 헬기 여러대가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일부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산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지켜봤다. 일부 주민은 담장 위에 올라가 불이 난 방향을 살펴보기도 했다.

커다란 캐리어에 짐을 챙겨 마을 밖으로 다급히 대피하는 주민도 보였다.

김문규(71) 씨는 "마을회관으로 대피하려고 했는데 불이 꺼질 기미가 없어 보여 수성구에 있는 아들 집에 가 있으려고 한다"며 "창문을 열었을 때 이미 연기 냄새가 온 마을에 진동했다. 산불이 워낙 크게 났고 강풍도 심해 진화까지 며칠은 걸릴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60대 주민 이모씨는 반려견을 품에 안은 채 실내복 차림으로 나와 있었다.

이 씨는 "경찰들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해서 보니 산불로 난리였다. 산과 인접한 빌라 하나는 벽면이 완전히 타버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며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고령자여서 혹시나 대피하지 못한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민가 주변으로 번진 산불을 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8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민가 주변으로 번진 산불을 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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