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산통제구역서 불? 함지산 산불 발화 원인 '오리무중'

실화·방화 가능성에 무게, 현장 증거는 전무
현장 감식, 경찰 수사 진행한다지만…원인 파악 가능성은 미지수
주민 사이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 떠돌기도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 만에 진화 완료된 29일 대구 북구 산불 현장의 산림이 불탄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헬기들이 잔불 진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 만에 진화 완료된 29일 대구 북구 산불 현장의 산림이 불탄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헬기들이 잔불 진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북구 함지산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발화지점에 별다른 단서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인 규명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피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발화 원인을 두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떠돌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대구시와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최초 발화지점은 농로에서 약 200m 떨어진 3부 능선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입산통제구역인 데다 일반적인 등산로와도 멀리 떨어져 있어 감시와 통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묵 북구청 부구청장은 29일 오후 1시 브리핑에서 "(발화지점이)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는 아니었다. 입산통제구역이지만 아주 좁은 농로까지 공무원들을 배치해서 감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관계기관들은 자연발화 가능성보다는 실화나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발화지점 인근에서 발화 원인에 관한 단서는 찾지 못한 상태다. 산불 진화 작업의 특성상 현장 보존이 어렵고, 발화 현장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도 없기 때문이다.

급기야 주민들 사이에서는 발화 원인을 둘러싸고 불확실한 추측이 떠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좁은 농로를 통해 발화지점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과 최초 신고자가 농민이라는 점 등을 들어, 이곳을 오가던 주민이 산불을 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작업 도중 불이 났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관계기관에서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 북구청 관계자는 "발화 당시 방제 작업이 진행중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발화지점과는 1㎞ 이상 떨어진 곳이었다"며 "작업자들도 화재를 인지하지 못해 뒤늦게 대피한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대구시 등 관계기관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발화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원인 파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지난 6일 서변동에서 일어난 산불도 북구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 관계자는 "이번 산불 원인에 대해선 북구청을 비롯해 소방, 경찰이 협조해 조사 중"이라며 "신속한 산불 가해자 검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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