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 서비스 중단, 악성 앱 설치를 악용한 보이스피싱, SK텔레콤 고객의 유심(USIM) 정보를 탈취한 해킹 사건. 이들 사건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개인정보(個人情報)다. 특정 인물을 식별하는 모든 정보를 뜻하는데, 주민등록번호나 실명(實名)이 대표적이다. 나이, 성별,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고향, 카드 사용 내역, 주소, 위치 등도 중요한 개인정보다. 디지털 공간에서 자아를 형성·규정하는 개인정보만 조합하면 다른 누군가가 나처럼 행세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딥시크는 중국과 미국 업체 여러 곳에 이용자 정보와 사용자가 프롬프트에 입력한 내용을 넘긴 것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비스 중단 전까지 하루 5만 명이 이용했는데, 한 달로 치면 150만 명의 정보가 해외로 넘어간 걸로 추정된다.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는 파기(破棄) 절차 및 방법, 안전조치 등이 빠져 있었고, 프롬프트 입력 내용의 이용을 거부하는 기능도 없었다. 딥시크는 시정권고를 일부 수용해 최근 잠정 중단했던 서비스를 재개했다.
올해 1분기에만 보이스피싱 범죄 5천878건이 발생해 3천116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명의도용 사건 안내, 신용카드 배달, 부고(訃告) 문자, 범칙금 통지, 건강검진 진단서 송부, 카드 결제 해외 승인 등 미끼 문자메시지를 보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것이 시작이다. 이때부터 모든 개인정보뿐 아니라 통화 내용, 실시간 위치까지 범죄 조직에 넘어간다. 수상한 느낌이 들어도 신고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검찰·경찰 등에 전화를 걸면 범죄 조직으로 연결되도록 조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 해킹당해 고객 유심 정보 일부가 탈취된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도 바로 개인정보 때문이다. 가입자 식별·인증 정보를 저장하는 디지털 신분증인 유심을 범죄 조직이 복제해 얼마든 악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디지털 공간에 넘쳐 나는 개인정보를 악의적으로 조작하는 딥페이크 범죄까지 가세했다. 직접 보고 듣고도 속을 수밖에 없는 세상이다. 개인정보를 보호할 확실한 수단을 찾는 것이 디지털 시대 존속(存續)을 담보할 관건이다.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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