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성은 배신자. 내가 이재명 상대할 적임자."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경선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언들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출마 후보가 많아 두 번의 경선을 치러 현재는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최종 대결을 진행 중이다.
양당이 동시에 전당대회를 진행했지만 후보가 적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이 현실로 입증되면서 초반부터 압도적 득표로 끝났다. 시작 전부터 기울었다는 평가 속 각 후보도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정책 경쟁에 집중하면서 다소 싱거웠다는 반응이다.
반면 국민의힘 경선의 경우 토론회 등도 공세가 오가며 더 적극적이고 흥행 면에서나 다양성 측면에서도 볼거리가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반(反)이재명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첫 번째 토론회부터 참신함을 내세워 MBTI, 밸런스 게임 등 청년층 공략을 위해 코너를 만들었지만 후보랑 MBTI가 같거나 좋게 보이는 MBTI가 대선 투표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라는 근본 의문이 든다. 오히려 후보 토론회 격만 낮추고 진지해야 할 토론회를 너무 가볍게 만들어 버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선 초반부터 네거티브를 앞세운 자극적 발언이 조명을 받으면서 국가 정책을 내세운 후보들은 컷오프되고 탄핵 책임론, 상대 후보를 겨냥한 원색적 비판, 반이재명 공세를 펼친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보수층 결집을 위해 대부분 후보가 강한 반이재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 승리에 중요한 선거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이미 선거 걸림돌이었던 사법 리스크마저 일부 해소된 마당에 계속 범죄자 반이재명만 외칠 것이 아니라 포퓰리즘 공약 비판 등 대선 후보로서 근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이재명 후보 대비 확실한 경쟁력을 국민에게 입증해야 선거의 핵심인 중도층에 대한 설득력도 생길 것이다. 아무리 내부 경선이라고는 하지만 미래 비전 제시보다는 탄핵 책임 공방과 반복되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 공세에 중도층에게 어필할 참신함이 사라진 지 오래다.
현장에서 보면 마냥 후보들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토론회 주제나 질문도 형식도 매번 다를 게 없고 청년을 위한 코너 진행도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만 가득하다. 토론회 이후 백브리핑 등도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등 여러모로 일정 준비에 엉성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방송 외에 뒤편이라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체계적이고 일사천리로 진행한 민주당에 비해 급조했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아무리 일찌감치 준비한 민주당이라고 할지라도 선거 캠프나 전당대회 구성은 비슷하게 했을 텐데 아쉬움이 크게 남는 대목이다.
본선에서도 시간이 없어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핑계를 댄다면 당원들이 납득할지 의문이다. 다만 민주당도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캠프 외에는 일부 부족함을 드러낸 만큼 시간이 없었다는 항변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사실상 대선 후보를 염두에 두고 꾸린 이 후보는 지난 3년간 준비해 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구도가 쉽지 않다면 더 절박하게 준비해도 모자랄 상황이다.
물론 탄핵으로 인한 대선인 만큼 그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더 나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민주당 후보에 대한 사법 리스크 공세 외에 꺼낼 것이 없다면 본선에 간다고 하더라도 엄혹한 경제 위기 속 어느 때보다 대선에 집중하고 있는 중도층 표심을 과연 움직일 수 있을지 우려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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